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3월 31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빵과 음료 등으로 된 급식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대전 학교비정규직노조(이하 학비노조)와 교육청의 교섭이 또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교육청은 파업을 중단하고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으나,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면서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교육청과 노조는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제42차 교육공무직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앞서 학비노조 측은 지난달 15일부터 △방학 중 비근무자 연간 근무 일수 320일 보장 △상시 근로자 자율연수 10일 보장 △급식실 폐암 대책 마련 △근골격계 질환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나선 상태다.
지난 15일 이후 두 번째로 진행된 단체 교섭에서 교육청 측은 노조에 파업을 중단한 뒤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파업을 중단하라는 것은 교섭 결렬과 같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교육청의 대표 교섭위원이 파업 해제 요구를 취소한 뒤 수정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교육청과 노조는 '방중 비근무자 근무일수 확대'와 '상시근무자 자율 연수 10일 보장' 등 쟁점 사항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타안건인 '조리원 배치 기준 확대'를 두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 측은 "실제로 일하며 증원을 체감하려면 학교당 1명 증원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필요한 증원 인원은 270명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요구한 인원은 160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청 측은 1인당 식수 인원을 전국평균 수준인 107명으로 하향(45명 추가 배치) 시키는 안을 제시했다. 다만, 학령인구가 감소하면 조리원수도 줄여야 하지만, 이를 3년간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교육청과 노조 측은 다음 교섭 날짜를 정하지 못한 채 교섭을 마무리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학비노조의 순환 파업은 확대되는 모양새다. 2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파업 중인 학교는 9곳이다.
현재 무기한 파업이 진행 중인 곳은 대전 선화초, 옥계초, 둔산중, 삼천초, 동대전초, 한밭초 등 6곳이다.
이중 선화초, 옥계초, 둔산중, 삼천초에는 기성품 도시락이 제공되고 있고, 동대전초와 한밭초는 정상 급식이 진행 중이다.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파업이 진행되는 문정중의 경우 정상 급식이 진행되지만, 28일부터 30일까지 3명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 메뉴가 변경된다.
28일 8명의 조리원이 모두 파업에 참여한 은어송초는 빵과 주스 등 대체식이 지급되고, 반석초는 28일부터 6일간 1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9명이 병가를 내면서 대체식이 나온다.
동명초도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조리원 2명 중 1명이 파업에 나서면서 대체식이 지급될 예정이다.
대전시교원단체총연합회와 대전교사노조, 대전교육청공무원노조와 학부모 연대 등은 21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비노조의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김미성 기자앞서 무기한 파업이 진행 중인 대전 선화초와 옥계초 학부모들은 지난 23일 교육청 앞에서 "밥 안 주는 건 학대와 방임 아닌가요?", "교육청 vs 급식노조, 우리아이들은 무슨 죄인가요?" 등 급식정상화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21일에는 대전시교원단체총연합회와 대전교사노조, 대전교육청공무원노조와 학부모 연대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을 볼모로 한 학생 교육권과 건강권 침해를 이대로 간과할 수 없다"며 학비노조의 현업 복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