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대기자)
친절한 대기자 권영철 대기자 시간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TV 수신료, KBS 수신료 분리징수 결국은 시행이 되는군요. 오늘부턴가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어제(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이 됐고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재가를 했죠. 오늘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합니다. 공포와 동시에 시행에 들어가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공포와 동시에 시행에 들어간다는 얘기는 오늘부터 그럼 TV 수신료 분리징수 바로 되는 겁니까?
◆ 권영철> 제도로는 오늘부터 분리 징수하는 게 맞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곧바로 분리 징수에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 김현정> 법적으로, 제도적으로는 맞는데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왜 그렇죠?
◆ 권영철> 준비가 덜 돼 있기 때문입니다.
방통위와 산자부가 어제 오후에 공동 보도 자료를 냈는데요. "TV 수신료를 전기 요금과 완전히 분리하여 고지하고 징수하기 위해서는 한전과 KBS가 협의를 거쳐서 TV 수신료 고지서를 별도로 제작해서 전달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되고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수납 시스템을 보완하는데 한 약 3개월 정도가 걸릴 거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정부가 이렇게 준비가 될 때까지는 현행과 같이 통합 고지한다고 했거든요. 사실은 스스로 준비가 미비하다는 걸 시인한 셈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TV 수신료' 분리 징수 관련 안건 설명을 하는 모습을 KBS 취재진이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정> 언제부터 실제 분리 징수가 되는 건가요?
◆ 권영철> 3개월 이후라고 그랬으니까 그때 가서 지켜봐야 되겠죠.
◇ 김현정> 지금 7월이니까 8, 9, 10 한 10월쯤 되겠다.
◆ 권영철> 그러니까 한전도 "3개월 정도 지나면 시스템이 완성돼서 분리 징수가 시행될 걸로 보인다." 이 얘기는 했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 TV 수신료, KBS 수신료 분리징수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질문들이 저희 청취자들한테도 굉장히 많이 들어왔어요. 수신료 안 내려면 그럼 저는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됩니까? 5061님, 저는 TV 안 보는데 여전히 수신료 내는 게 이상했거든요.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뭔가요? 1642님 등등등. 분리 징수를 하려면 그럼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해주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
◆ 권영철> 가만히 있으면 지금 자동납부를 신청한 사람 같으면 그냥 전기 요금과 수신료가 같이 빠져나갈 겁니다. 계속.
◇ 김현정> 지금 전기요금 자동납부, 저 자동납부하고 있거든요. 저는 계속 그냥 자동 나가고 있잖아요. 수신료가.
◆ 권영철> 나가고 있는데 한전이 수신료 납부 계좌를 따로 만들 겁니다. 그거를 가입자, 계약자들에게 8월 초쯤에 대량 발송 문자를 통해서 계좌를 알려줄 거라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전기료 계좌를 그대로 두고 수신료 납부 계좌를 따로 자동납부 신청을 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럼 분리징수를 하고 싶은 분들은 따로 신청을 해야 돼요? 자기가. 알아서 떼주는 게 아니에요?
◆ 권영철> 한전이 별도의 계좌를 만든다고 그랬으니까 지금처럼 자동 납부로 그대로 둘 경우에 한전이 2500원을 수신료로 따로 분리해서 관리해야 되잖아요. 그 시스템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한전의 설명이 없었고요. 어제까지는. 어쨌건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입니다. 신용카드로 수신료를 내더라도 본인이 분리 신청을 해야 되고 계좌로 낼 경우에는 한 번 내면 될 걸 두 번 내야 되고 그러니까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 불편해진 거죠.
◇ 김현정> 가만히 있으면 그냥 오늘부터 그러면 이게 따로 나오나 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신청을 각각 원하는 사람들은 해야 된다.
◆ 권영철> 사실은 그런 게 있었겠죠. 지금은 자동 납부니까 TV 수신료를 내는지 모르는지 모르게 나간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 김현정> 내는 줄도 모르는 분도 많아요.
◆ 권영철> 그게 한 30년 가까이 됐으니까 고착화 돼 있는 상태이긴 합니다.
◇ 김현정> 그럼 제가 신청했어요. 해서 분리 징수가 되기 시작해서 고지서가 따로 옵니다. 그럴 경우에 안 내려면 그냥 안 내면 되는 건가. 지금 청취자 누구죠? 2679님이 수신료 안 내면 잡혀갑니까? 벌금 냅니까? 이러시는데 어떻게 되는 거예요? 안 내면.
◆ 권영철> 수신료는 선택은 아니고요. TV 수상기를 가지고 있으면 의무 조항입니다. 그러니까 '납부할 수 있다'가 아니고 '납부해야 한다'는 거죠. 방송법 64조에 "TV 방송을 수신하기 위하여 TV 수상기를 소지한 자는 TV 방송 수신료를 납부하여야 한다." 이렇게 규정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방송법에 TV수상기, 그러니까 텔레비전 가지고 있는 집은 무조건 납부해야 한다. 의무군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다만 징수 방법이 지금은 통합이었고 이제는 분리된다는 것만 달라지는 거군요.
◆ 권영철> 그렇죠. 그게 그렇게 달라지는데 문제는 이게 내지 않을 경우에는 일단 연체를 하면 가산금이 붙습니다.
◇ 김현정> 텔레비전 저희 집에 있거든요. 텔레비전 있는데 만약 분리 징수다 해서 그 고지서에는 돈을 계속 안 냈다. 적십자 회비 고지서 오는데 마치 안 내듯이 안 냈다 하면 적십자 회비에는 가산금 같은 거 붙고 과태료 붙고 이런 거 없습니다만.
◆ 권영철> (적십자회비는)선택이죠.
◇ 김현정> TV수신료는 안 낼 경우에는 가산금이 붙는다. 일단.
◆ 권영철> 법에는 5% 이내라고 돼 있고 시행령에는 3%. 2500원이니까 70원의 과태료가 붙습니다. 그게 계속 쌓이면 체납자가 됩니다. 체납자가 되면 지금 세금 우리가 안 내면 강제 징수하잖아요. 차량을 압수하거나 그러잖아요. 여기도 강제 처분을 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은 전기료 같은 경우 수도 요금 같은 경우에는 안 내면 끊기잖아요.
◆ 권영철> 단전, 단수하죠.
◇ 김현정> TV는 끊을 수는 없잖아요.
◆ 권영철> 끊으면 그냥 감사해야 하는 거죠. 계속 안 낼 텐데. 문제는 KBS가 그 강제 처분을 해야 되는데 강제 처분의 방법이 과거 사례를 찾아보니까 세무서에 의뢰해서 징수를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정부가 지금 분리징수를 밀어붙인 거잖아요. 세무서가 대신 해줄 리가 없죠.
◇ 김현정> 그렇죠.
◆ 권영철> 그러면 KBS가 어떤 방법으로 강제 처분할 것인가. KBS 관계자에게 물어보니까 "검토해 봐야 된다, 고민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 김현정> 내는 건 의무고 분리 징수가 돼도. 안 내면 어떻게 될 것인가는 사실 지금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 권영철> 강제 처분을 하게 되는 거니까 민사를 하거나 압류를 하거나 가압류를 하거나 그렇게 그런 방식이 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납부율이 분리 징수를 하게 될 경우 가산금이 붙니 법적인 뭐에 들어가느니 해도 어쨌든 안 내는 분들이 그렇게 되면 꽤 많아질 것 같은데 지금보다는 당연히 어느 정도로 KBS는 내다보고 있습니까?
◆ 권영철> 94년부터 통합징수가 시행이 됐는데 93년 징수율이 52.6%였습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99.9%. 징수율이 그렇게 올라갔습니다.
◇ 김현정> 통합 징수 전에는 한 반밖에 안 냈다는 얘기네요.
◆ 권영철> 그렇죠. 배 가까이 상승을 한 거죠. 그러니까 통합 징수 전에 이 정도였는데 작년 KBS의 수신료 수입이 전체 KBS 재원의 45% 수준인 6900억 원대였어요. 분리 징수할 경우엔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데 어느 정도 떨어질지에 대해서는 KBS도 예측이 상당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추산할 경우에 한 최악의 경우에는 3분의 1 정도 남고 3분의 2 가까이가 줄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고 있거든요. 2000억 원대 남짓 안팎이지 않겠냐 그렇게 보기도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TV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따로 떼어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앞으로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이달 안으로 공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모습. 황진환 기자◇ 김현정> 가산금을 계속 문다고 해도 과거 사례를 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내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 절반 정도가 안 냈다. 그럼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 권영철> 징수비용도 엄청나게 증가를 합니다. 지금은 한전에는 총 징수금액의 6.2%만 주거든요. 그런데 KBS가 한전에 위탁하기 이전에는 수신료 수입의 35.5%가 징수 관련 비용으로 나갔습니다.
◇ 김현정> 징수 관련 비용이라는 건 뭐예요? 걷으러 다니는 거?
◆ 권영철> 징수원들이 한전의 전기료도 왜 전에 징수원들이 받으러 다녔잖아요.
◇ 김현정> 예전에 그랬죠.
◆ 권영철> 징수원들이 그게 일자리 창출은 될지 모르겠지만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냥 내라고 하면 안 내니까 결국은 징수원들이 집집마다 독촉을 하러 다닐 거고 그럼 그 고용 비용이 또 엄청날 거다.
◆ 권영철> 그렇죠. 인건비와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들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수신료 징수율이 그 정도로 떨어질 걸로 예상한다는 것은 그만큼 KBS 수신료를 자발적으로 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가 되는 거예요.
◆ 권영철> 그게 KBS의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논란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공정성 문제. 그러니까 야당일 때는 수신료 분리징수하자, 계속 이렇게 주장을 하고 여당이 되면 수신료를 올리자. 그래서 공영방송이 자기 편, 자기 말을 잘 듣게 만들자, 이렇게 계속 싸워 왔거든요. 그랬는데 사실 누구나 돈 내는 거 안 내면 좋은 거잖아요. 연간 3만 원이고 적은 돈도 아니니까.
그런데 윤석열 정부도 이 점을 부각을 시키고 있죠. "TV가 없는 세대는 수신료를 안 낼 권리가 강화된다." 그런데 그동안에도 TV수상기가 없으면 수신료 안 냈어요.
◇ 김현정> 지금도. 관리소에서 와서 확인해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 권영철> 1990년대에 가구 수가 한 1100만이었는데 지금은 가구 수가 한 2100만 가구로 1000만 가구 정도가 증가했습니다. (1990년 11,355,000가구에서 2021년에는 21,448,000가구 통계청 자료) TV 수상기를 수신료를 납부하는 가구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잖아요. 다만 이런점은 있을 겁니다. 1인가구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1990년에는 1인가구 비중이 9.0%였는데 2021년에는 33.4%였습니다.
1인가구 비중이 늘어나는건 TV수상기를 보유한 가구, 다시말해 수신료를 내야할 가구가 늘어난 겁니다. (1990년에는 1인가구 비중이 9.0%, 2021년에는 33.4%) 다만 1인가구의 경우 TV수상기를 보유하지 않은 가구도 많습니다. 그런데 1인 가구들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고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보거나 노트북으로 보거나 TV 수상기 없는 경우가 많아요.
◇ 김현정> 많아요.
◆ 권영철> 그런 경우도 수신료를 낸 적이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 경우는 사라지겠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지금 이런 상황 속에서 조금 의아한 거는 뭐냐면 지금까지는 정권을 잡으면 여당에서는 통합 징수를 하고 싶어 하고 야당이 분리징수하자, 이런 목소리였다면 이번에는 그게 바뀐 거잖아요. 그건 어떻게 봐야 돼요?
◆ 권영철> 그러니까 그동안에 홍준표 시장이 어제 그런 얘기 폐지로 갈 거다, 이런 얘기를 했잖아요. 수신료 폐지로 간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그 얘기를 하는 게 허점이 뭐가 있냐 하면 홍준표 시장도 자기도 분리징수 발의했었다고 그랬잖아요.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11일 "KBS 수신료 분리징수법은 나도 국회의원시절 발의했던 법인데, 그렇게 간단히 시행령 고치면 될걸 참 고생들 했다." 며 "TV수상기 갖고 있으면 KBS 보든 말든 무조건 수신료 내어라 그게 위헌적인 법률이다. 새로운 길 찾아라. 어차피 수신료 폐지 시대로 간다.").
야당이 그동안 이런 분리징수를 발의해온 이유는 KBS에 압력을 가하는 거죠. 그런데 여당은 당근을 줬던 겁니다. 그러니까 최시중 위원장이 방통대군 불렸는데, KBS 수신료를 6500원으로 올리자. 대신에 KBS 2TV는 광고를 없애자. 그러면 한 7~8000억 정도의 광고가 시장으로 나온다. 그러면 다른 방송들이 광고수익이 올라가지 않겠냐. 그 얘기를 주장했던 이유는 2010년도에 그 얘기를 했는데 종편을 허가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죠. 종편의 토대를 마련해 주자. 그러기 위해서 KBS 수신료를 올리자고 그런 거거든요.
윤석열 정부에 들어와서 왜 갑자기 여당이 수신료 분리징수를 하자. 이거는 수신료 징수율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목적이 분명해 보이잖아요. 방통위가 보도자료를 냈는데 체납해도 별 문제 없을 것이다. 그런 내용으로 여기게끔 자료를 냈어요. 수신료 안 내도 별 일 없을 거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홍준표 시장의 말대로 앞으로 수신료 제도가 폐지되고 공영방송이 폐지될 지도 모릅니다.
◇ 김현정> 체납해도 안 내도 별일 없을 거다.
◆ 권영철> 한전이 단전하지 않을 거다.
◇ 김현정> 입장문이 나왔어요?
◆ 권영철> 그런 보도 참고자료를 냈거든요. 그런 일을 하는 이유가 뭐겠느냐. 결국 수신료를 납부율을 낮춰서 KBS의 경영 압박을 가하겠다. KBS 사장 나가는 건 당연한 일이고 KBS가 지금처럼 어제도 국민의힘 대변인 발표를 보면 KBS가 지금 편파보도 하고 있다. 야당에는 유리하게, 여당에는 불리하게 하고 있어서 지금 이렇게 수신료 분리징수 한다고 노골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 이유들 때문일 겁니다.
◇ 김현정> 공영방송은 정권을 잡게 되면 늘 자기 편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들이 늘 있었잖아요. 사장 바꾸고 이렇게 되는 이런 저러한 것들. 그런데 지금까지는 당근을 주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채찍이 가해지는 느낌이다 그 말씀이신 거군요.
◆ 권영철> 채찍을 가하는 게 왜 가능해졌냐. 종편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종편이 지금 2021년에 전체 매출이 1조를 넘겼거든요. 그리고 광고액도 점점 높아가고 있어요. 지상파 광고는 떨어지는데 종편 광고는 늘어나고 있는 구조거든요. 지금은 공영방송 KBS, MBC 아니더라도 종편이 충분히 우리 스피커가 있다.
(참고로)종편4사의 매출은 해마다 증가해 2021년 1조 700억 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습니다. 5년 평균 10.1%의 성장률을 나타냈습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종합편성사업자의 방송사업매출 추이 분석> 보고서)
TV조선이 2021년 방송사업매출은 3479억 원으로 종편 4사 중 1위를 기록했고, 2위는 JTBC로 3275억 원, 3위는 채널A 2017억 원, MBN은 1927억 원이었습니다.
종편 4사의 2021년 광고매출액은 총 4708억 원이었는데, JTBC 1805억 원, TV조선 1458억 원, MBN 701억 원, 체널A 700억원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게 깔려 있는 게 아니냐?
◆ 권영철> 공영방송은 약화시키고 종편은 키우겠다. 그런 의도로 풀이하는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홍원식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7월 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영방송 재원,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현 정권이, 과거 보수정권과 달리 TV 수신료 분리 징수 이슈를 주도하는 이유는 종편채널의 성장이 있다"면서, ""종편채널을 통해 정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가운데 공영방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단 약화시켜 얻을 수 있다는 이익이 크다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습니다.
방통위 김현 상임위원도 "수신료 분리징수는 지상파 해체, 지상파 탄압"이라면서 공영방송 탄압을 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대가를 지불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진환 기자◇ 김현정> 그럼 KBS가 이 수신료 징수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그러면 어떤 식으로 지금 방송 판도가 돌아갈 것이냐. KBS는 어떻게 될 것이냐 이것도 궁금하네요. 어떻게 전망합니까?
◆ 권영철> KBS 1TV가 광고했던 거 혹시 김현정 앵커 기억나십니까?
◇ 김현정> 1TV요? 1TV가 광고를 했었어요?
◆ 권영철> 했습니다. 1994년 통합징수 이전에는 KBS 1TV가 광고를 했습니다. 통합 징수를 하면서 KBS 1TV 광고를 폐지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중고등학교 때 TV를 안 본 건 아닌데요. 기억이 안 나네요.
◆ 권영철> 아마 벌써 30년 가까이 됐으니까 기억이 안 날 겁니다. 그런데 KBS로서는 지금 수신료 수입이 한 7000억 가까이 되는데 이게 2000억 대 아래로 떨어지면 그럼 어떻게 경영이 되겠습니까? 아무리 비상경영을 하더라도 결국은 광고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겠죠. 그럼 방송 광고는 점점 줄어들고 있거든요. 전체 광고에서 온라인 광고는 늘어나지만 특히 지상파 광고는 지금 이미 반토막 이상이 났습니다. 그러면 광고 시장이 더 혼탁해질 것이고 결국은 지상파 TV들이 더 어려워질 것이고.
◇ 김현정> 한정된 광고 재원, 광고 풀은 정해져 있는데 그걸 KBS 1TV까지 뛰어들어가지고 쪼개 먹는 구조가 될 수 있군요.
◆ 권영철> 그러면 특히나 특히 지역방송과 중소방송들은 더 어려워지겠죠.
◇ 김현정> 더 어려워지겠죠. 거기까지는 가지도 않는 거죠. 그렇게 되면 또 광고를 따기 위해서 시청률 경쟁할 거고 그러면 훨씬 더 자극적이고 상업적이고 이런 쪽으로 방송이 갈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들이 부작용이 좀 걱정이 되긴 합니다.
◆ 권영철> 그렇습니다. 사실은 공영방송 KBS의 위상이라는 것은 공적인 영역이잖아요. 비용과 관계없이 하는 거였는데 결국은 비용에 관련된 비용과 상관이 있는 방송을 해야 되면 방금 말씀하신 대로 인기 위주의 그런 시청률 경쟁이 더 치열해지겠죠.
◇ 김현정> 하나만 짚을게요. 한 1분 남았는데 EBS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사실 EBS도 지금 이 KBS 수신료 걷은 걸로 방송하는 거 아니에요?
◆ 권영철> 그렇죠 EBS는 전체 TV수신료의 3%, 월 2천500원 가운데 70원, 연간 194억원을 배분받고 있습니다. TV수신료를 분리 징수하게 되면 연간 EBS 배분액 194억 원 가운데 140억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BS는 전체 재원의 70% 이상을 교재 판매와 광고 등 상업적 재원으로 충당하는 매우 취약하고 기형적인 재정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TV수신료의 분리 징수로 TV수신료 총액이 급감하면 그만틈 타격이 크겠죠.
EBS에서는 "공적 재원 마련에 대한 대안 없이 EBS의 상업적 재원이 줄고 있는 가운데 공적 재원마저 지금보다 더 감소된다면 EBS의 공적 책무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 EBS는 교재 판매가 학생 수가 크게 줄면서 급감하고 있거든요. 전체 재원 자체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겁니다. 아주 비상경영 체제가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오늘부터 시행되는 이 수신료 분리징수 궁금증들 풀어봤습니다. 권영철 대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