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KBS 본관KBS노동조합(이하 KBS노조)이 KBS이사회 남영진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문제 삼아 남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자 남 이사장은 업무추진비 내역은 이미 공개된 자료고, 노조에서 정체불명의 물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선물용 곶감이라고 반박했다.
KBS노조는 12일 성명을 내어 남 이사장이 2021년부터 올해까지 연말과 연초에 지역 모 영농법인에서 확인되지 않은 물품을 수백만 원어치 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남 이사장이 회사 인근 지역 중식당에서 수차례에 걸쳐 한 끼에 150~300만 원에 육박하는 식대를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남 이사장은 즉각 반박 입장을 냈다. 우선, KBS 이사장의 업무추진비 내역은 매달 홈페이지에 1년 넘도록 공개돼 있는 내용이라며 "이런 식의 의혹 제기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불필요한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기억과 자료를 되새겨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라고 알렸다.
KBS노조가 주장하는 "확인되지 않은" "정체불명의 물품"은 고생한 업무 관련 인사에게 보낸 선물인 '곶감'이라고 해명했다. KBS 이사들과 이사회 사무국 직원 등 20명에게 3만 3천 원짜리 곶감 상자를 결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식당 지출을 두고는, 정기 이사회 후 집행부와 함께 20여 명이 참석한 만찬이었고 좌장으로서 155만 9천 원을 결제한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곳에서 283만 원 결제한 건은 이사회, 집행기관, 센터장, 관계 직원이 참석한 30여 명 규모 송년회였다고 덧붙였다.
남 이사장은 "제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2021년 8월 이후 업무추진비 집행률은 2021년 38.3%, 2022년은 63.8%"라며 "KBS노조가 이미 모두 공개된 내용을 마치 새로 파헤친 것처럼 호도하고, 이어서 경영평가를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KBS노조와 남 이사장 입장 전문.
▶ 남영진 KBS이사장은 답하라! |
법인카드로 한끼 식사에 자장면 430그릇 지출, 고향 근처에서 수십만원 지출, 카드깡인가? 해명하라!
남영진 이사장의 수상한 법인카드 지출 의혹이 확인됐다. 김의철 KBS 사장의 무능경영으로 역대 최악의 재정 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 공영방송 운영을 감시하고 대안을 고민해야할 시점에 남영진 이사장은 법인카드를 통해 이해하지 못할 지출을 감행했다.
KBS노동조합의 확인 결과, 남 이사장은 지난 2021년에서 올해 이르기까지 연말과 연초 시즌에 지역 모 영농법인에서 수백만 원대 확인되지 않는 물품을 수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로 구입했다.
같은 지역의 다른 업체에서도 수십만 원 상당의 정체불명의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백만원치의 물품을 산 업체가 있는 곳은 남영진 이사장의 고향 자택이 있는 지역과 불과 수킬로미터 떨어있는 곳이며 도소매생활용품을 팔고 있는 또다른 업체가 있는 곳은 불과 지근거리로 밝혀졌다.
남이사장의 고향 인근 지출이 반복적으로 이뤄져 불법 사용 의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남 이사장은 또 해당기간동안 법인카드로 회사 인근 지역의 중식당에서 수차례에 걸쳐 한끼에 150만원에서 300만원에 육박하는 식대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말 노동자 한 달 월급에 해당하고 자장면 430그릇에 해당되는 회삿돈이 단 하루 동안 중식당에서 법인카드로 지출된 점은 대규모 적자와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드시 국민에게 소명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KBS 이사회의 어느 누구보다도 회삿돈을 정당하게 써야할 이사장이 식당에서 수백만원을 쓰고, 자기 고향 근처에서 정체불명의 물품을 법인카드로 구매한 사실은 KBS 이사로서의 자격을 의심하게 하는 심대한 윤리 위반이다.
더구나 무능경영으로 KBS 공영방송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속에서 헤메고 있을 때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은 kbs 구성원에 대한 배신이자 수신료는 내는 국민들을 기만한 행위다.
남영진 이사장은 이미 수신료분리징수 대위기를 불러 공영방송의 죽음을 재촉한 책임으로 당장 사퇴해야 정상이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 버티고 앉아있다. 김의철 사장이 자리 보존에만 급급해 KBS구성원들을 방패막이로 삼아 시행할 비상경영을 옹호하기 위해 방탄이사회를 여는 모습은 KBS를 위한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남영진 이사장은 이미 KBS 경영평가에 '편파방송'이란 지적을 삭제하기 위해 다수 이사를 동원해 일방적으로 경영평가위원의 활동을 방해하는 데 앞장섰으며 소수이사들이 비리 이사 윤석년의 해임안 상정 촉구를 했을 때도 외면으로 일관했다.
남영진 이사장이 눈감고 귀닫고 이사장 본연의 역할을 져버린 결과 KBS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의 지경까지 왔다. 이런 자가 아직까지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면 우리 KBS구성원의 생존은 어렵다. 당장 퇴진해야 순리다.
남영진 이사장은 더 이상 그 자리에 남아있을 명분이 없다. 법인카드 관련 의혹에 대해 낱낱이 실토하고, 당장 사퇴하라
2023년 7월 12일 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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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노동조합 주장에 대한 남영진 KBS 이사장 입장 |
KBS노조의 주장은 모두 공개된 내용입니다.
이사장의 업무추진비 내역은 매달 홈페이지를 통해 1년이 넘도록 공개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국회와 감사원에도 수시로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의혹 제기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이사장으로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저 스스로 돌아보게 됩니다. 지금 이 시기 이사장으로서 고민과 할 일은 많습니다만, 불필요한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기억과 자료를 되새겨 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KBS노조가 주장한"확인되지 않은" "정체 불명의 물품"은 모두 곶감입니다.
KBS 이사장으로서 한해 고생한 업무 관련 인사들에게 선물을 보내드리는 것은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3만 원대로 물색해보니 선택이 쉽지 않았습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는 지역의 영농법인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민 끝에 저 역시 선물받고 좋았던 제 고향 충북 영동군의 특산품인 곶감이 적절하다고 보고 3만 3천 원짜리 곶감 상자를 이사들과 이사회 사무국 직원 등 20명에게 보냈습니다. 66만 원을 2021년 12월 28일 결제했습니다.
곶감에 대한 반응이 좋아 이후 설 선물로는 곶감에 호두가 포함된 5만 원짜리 선물세트를 동료이사들과 직원 등 25명에게 보냈습니다. 2022년 1월 31일 125만 원을 결제했습니다. 이후 2022년 12월과 2023년 1월에도 곶감 또는 곶감/호두 선물세트를 각각 20명과 39명에게 보냈고, 70만 원과 183만 3천 원을 결제했습니다.
다음 중식당에서의 지출 내역입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2022년 10월 26일 155만 9천 원을 결제했습니다. 당일은 정기이사회 후 집행부와 함께 20여 명이 참석한 만찬이었습니다. 통상 두 달에 한 번은 이사회 후 함께 만찬을 해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불가능했다가 모처럼 자리가 마련돼 좌장으로서 결제한 것입니다.
또 같은 곳에서 2022년 12월 28일 283만 원을 결제했습니다. 당일은 이사회와 집행기관, 센터장, 관계 직원들이 함께하는 송년회로 3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2021년 8월 이후 업무추진비 집행률은 2021년 38.3%, 2022년은 63.8%였습니다.
KBS노조가 이미 모두 공개된 내용을 마치 새로 파헤친 것처럼 호도하고, 이어서 경영평가를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합니다. 경영평가 과정은 모두 규정에 정해진 절차를 지켰고 깊이 있는 토론을 거쳐 진행됐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KBS 노동조합은 공영방송이 위기에 처한 이 시기에 불필요한 의혹 제기보다는 공영방송 제도를 지키는데 전력을 다해주시기를 바랍니다.
2023년 7월 12일 KBS 이사회 이사장 남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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