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우승이라는 목표 하나만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이동경은 지난해 1월 부푼 꿈을 안고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행선지는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2(2부) 소속 샬케였다. 하지만 이적하자마자 부상을 당했다. 샬케가 분데스리가로 승격하고 이동경의 임대도 연장됐지만, 출전 기회가 없었다. 샬케와 계약 해지 후 분데스리가2 한자 로스토크로 임대됐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동경은 친정 울산 복귀를 선택했다.
시간이 필요했다. 독일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에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컸다. 홍명보 감독은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 이동경을 선발로 내면서 "많이 좋아졌다. 같은 포지션에 아타루도 있지만, 이동경의 몸을 끌어올려야 해서 선발로 출전시킨다"고 설명했다. 2연패 중인 상황이지만, 이동경 선발 카드를 선택했다.
울산 복귀전이었던 지난 1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이은 두 번째 경기. 울산 복귀 후 첫 선발 출전이었다.
이동경의 왼발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전반 29분 이동경의 프리킥이 날카롭게 문전으로 향했고, 김민혁이 왼발로 밀어넣었다. 이어 전반 34분에는 이동경이 직접 왼발로 골문을 열었다. 이규성의 코너킥에 이은 이명재의 패스를 왼발 감아차기로 마무리했다. 2021년 11월21일 제주전 이후 607일 만의 K리그 골이었다.
울산도 제주를 2대1로 격파하면서 2위 포항 스틸러스와 승점 차를 12점으로 유지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를 오래 하지 않았기에 경기를 해서 폼을 올려야 한다. 부담은 조금 있지만, 이동경이 보여준 모습, 전에 알고 있는 모습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피지컬적인 측면도 체크했다"면서 "준비한 세트 플레이에서 득점을 해줘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본인 컨디션을 올리는데 있어서도 좋은 득점"이라고 칭찬했다.
이동경은 "솔직히 힘든 경기였다. 경기를 뛰면서 당연히 힘들어야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감독님 말씀대로 선발로 뛰며 흐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은 감독님이 하겠지만, 항상 몸 관리를 잘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트피스 장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코너킥 상황에서의 골 장면은 미리 준비했던 세트피스였다. 다만 연습 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이동경은 "민혁이 형 득점 장면은 민혁이 형이 잘 넣은 것 같다. 팀 동료를 보고 올려만 준다고 생각했다"면서 "득점 상황은 어제부터 준비했던 부분이다. 훈련 때 너무 안 맞았다. 감독님이 '너는 이제 이것도 안 되겠다'고 장난식으로 말했다. 오늘 해야 하나 고민도 했는데 잘 들어가서 기쁘다"고 강조했다.
이동경은 현대중, 현대고를 거친 이른바 울산 성골이다. 하지만 지난해 울산이 17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설 때는 독일에 있었다.
이동경은 "독일에서 힘든 시기였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왔다.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만 가지고 돌아왔다"면서 "선수들이 챔피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을 보고 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그 보상이라 생각한다. 시즌은 1년이라는 긴 시간이기에 끝까지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