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박기현이 26일 제61회 대통령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 남자 일반부 단식 결승에서 포핸드 스트로크를 날리고 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남자 소프트테니스(정구) 서울시청이 올해 대통령기 전관왕을 달성했다. 막내 박기현(25)이 마지막 단식을 제패하며 화려한 대미를 장식했다.
박기현은 26일 경북 문경시 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열린 제61회 대통령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 남자 일반부 단식 결승에서 김형근(달성군청)을 눌렀다. 접전을 펼치던 중 김형근이 다리 근육 경련으로 쓰러져 경기를 포기했다.
남자 일반부 단체전까지 박기현은 2관왕에 올랐다. 이외에도 서울시청은 남자 복식(이현권-김한솔)과 혼합 복식까지 4관왕을 이뤄냈다. 혼복에서는 박상민이 문경시청 엄예진과 우승을 합작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김정숙 경기력향상위원은 "물론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합숙 훈련 중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빠졌지만 서울시청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관왕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칭찬했다. 이어 "특히 박기현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하는 성실한 선수로 유명한데 2관왕으로 보답을 받은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서울시청 김태정 감독도 "국가대표 상비군(박상민, 김한솔) 차출 등으로 훈련이 쉽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2복식, 1단식으로 치러지는 단체전 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진행했다"고 전관왕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훈련을 소화해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면서 "특히 박기현이 막내임에도 팀에서 가교 역할을 잘 해주면서도 투혼을 불사르는 경기를 펼쳐줬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기현은 특유의 넓은 코트 커버력으로 김형근을 괴롭혔다. 김형근은 좌우 코너로 스트로크를 날리고 드롭샷으로 공을 네트 앞쪽으로 떨궜지만 박기현이 대부분 받아냈다.
여기에 박기현도 정교한 샷으로 맞대응하면서 무더위에 습도까지 높은 상황에 접전을 소화하던 김형근이 그만 먼저 쓰러지고 말았다. 한동안 코트에 누워 있던 김형근은 응급차에 실려나갔다.
박기현의 백핸드 스트로크 모습. 협회경기 후 박기현은 "더운 날씨에 노력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 있어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하루도 빠짐 없이 훈련하는 노력이 내 강점"이라면서 "체력은 자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올해 남은 가장 큰 대회인 전국체전을 바라보고 있다. 박기현은 "국가대표 선수들도 아시안게임 뒤 출전하기 때문에 일단 개인 단식 4강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했는데 "이번 대회 우승까지 했는데 더 높게 잡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취재진의 말에 "그럼 우승에 도전해보겠다"며 웃었다.
내년 경기도 안성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은근한 욕심을 드러냈다. 박기현은 "선발전에서 태극 마크를 단 뒤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을 실천한 박기현. 올해 남은 대회와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