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지역 대학병원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단국대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진료를 하고 있다. 단국대병원 제공전국적으로 소아과 진료를 받기 위해 오픈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천안의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역시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천안병원에 따르면 양 대학 모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두 대학 모두 일부 년차의 전공의는 아예 정원을 채우지 못한 실정이다.
전문의 취득을 위해 4년차마저 나가게 되면 대학병원 소아과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수련과정이 3년제로 바뀌면서 2025년부터는 전공의 3년차와 4년차가 같이 대학병원을 떠나 인력난은 더욱 심각해진다.
이처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확보가 어려운 이유는 갈수록 줄어드는 출산율과 저수가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타 전공의에 비해 적은 수입 등은 소아과를 기피하는 근본적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한 대학 전공의는 "직업의 안정성 부분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다른 전공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적인 문제는 바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면서까지 지원하려는 전공의가 점차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하더라도 전문의 과정에서 선배도 없고 후배도 없는 상황이 이어져 업무가 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하고 싶은 인턴들은 선후배들끼리 의견을 나눠 수도권으로 이동해 지방 대학병원은 더욱 전공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부족하면서 교수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래진료는 물론 정년까지 병동 당직을 해야 하는 등 업무가 과중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 대학병원에 남아 있는 이유가 연구와 후학양성이지만 의료 인력이 부족해 오히려 외래진료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 현상이 악순환 되면서 일부 지자체들은 소아과 유지를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약 15억 원을 들여 소아청소년진료센터를 지원하고 있으며, 경기 이천시의 경우도 소아청소년 야간진료사업을 위해 3억원을 지원하는 등 소아청소년 진료 인프라 유지를 위해 지자체가 나서고 있다.
충남에 있는 2곳의 대학병원 모두 소아청소년과전공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만큼 충남도와 천안시 등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선태 충남도의원은 "충남의 경우 다행스럽게 대학병원이 두 곳이나 있지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며 "최소한 충남도민들이 충남은 벗어나지 않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가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