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 연합뉴스공이 느려도 타자를 상대할 줄 아는 베테랑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속 100마일이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와 마운드에서 정면 대결을 펼친다.
토론토의 선발 로테이션을 감안하면 류현진은 한국 시간으로 21일 새벽 2시 40분 미국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하게 된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 이후 복귀한 류현진의 시즌 네 번째 등판이다. 류현진은 지난 14일 난적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5이닝 2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쳐 444일 만에 감격의 선발승을 따냈다.
신시내티의 선발투수는 강속구를 자랑하는 헌터 그린이다.
미국 야구 통계 전문 매체 팬그래프에 따르면 그린의 올해 포심 패스트볼 평균 속도는 시속 158km가 넘는다. 포심 구속은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상위 3%에 해당한다. 반대로 류현진의 포심 평균 속도는 하위 3%다. 두 투수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타자를 상대한다.
포심만 빠른 게 아니다. 슬라이더의 평균 속도는 류현진의 올 시즌 포심 평균 속도와 비슷한 시속 142km에 육박한다. 그린은 포심과 슬라이더의 힘을 앞세워 타자를 상대하고 종종 체인지업을 섞는다. 패턴은 단순하나 그만큼 파워가 좋다.
그린은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2년차 투수다. 올해는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하고 있다. 73⅓이닝 동안 무려 탈삼진 100개를 기록했다.
그린은 오랜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 6월 중순 엉덩이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그린은 수차례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21일 토론토전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류현진은 부상 복귀 후 빠르게 정상 페이스를 되찾고 있다. 포심 구속은 시속 140km 초반대에 불과하나 체인지업의 위력이 건재하고 느린 커브 역시 효과를 보고 있다. 그린이 힘으로 타자를 압도한다면 류현진은 '팔색조' 투구로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흔들어 약한 타구를 이끌어낸다.
토론토와 신시내티는 각각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신시내티에는 베테랑 조이 보토가 건재하나 타선의 중심은 젊은 선수들이 이룬다.
특히 특급 유망주 엘리 데 라 크루즈를 주목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힘이 좋고 굉장히 적극적인 자세로 타석에 임하는 선수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