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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자체, 임대주택 지원 사업에 특정 아파트로 한정

광주

    전남 지자체, 임대주택 지원 사업에 특정 아파트로 한정

    화순군, 청년과 신혼부부 대상 1만원 임대주택 지원 사업 추진
    시장조사·수요조사 없이 25년 된 부영아파트로 사업 대상 한정
    화순군 "부영 혜택 아니야 공실률 높아 사업 대상에 적합해 선정"
    나주시도 취업 청년 임대주택 사업에 20년 이상된 부영아파트 선정
    전문가 "다른 아파트들도 사업 대상에 포함해 수요자 선택권 확대해야"

    전남 화순군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 1만 원에 제공하는 만원 임대주택 아파트. 김한영 기자전남 화순군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 1만 원에 제공하는 만원 임대주택 아파트. 김한영 기자전남 지방자치단체들이 청년층 인구 유입을 위해 임대주택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청년들에게 특정 아파트에 입주하도록 선택을 제한해 공급자 중심의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남 화순군은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192억 원을 투입하는 1만원 임대주택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순군은 1가구당 4200여만 원의 보증금을 지원하고 사업에 선정된 청년들은 월 임대료 1만 원을 내면 입주할 수 있다.

    하지만 화순군은 지원사업 대상 아파트를 지어진 지 25년 된 부영아파트로 한정했다.

    화순군은 부영아파트가 자체적으로 임대 사업을 해 관리하기가 용이하고 아파트의 공실률이 높아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를 두고 전형적인 편의주의식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화순군은 수요조사와 시장조사 없이 사업 대상 아파트를 5천여 세대 중 500여 세대가 비어있는 부영아파트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순군은 지역 내 다른 아파트들은 지원 대상에서 고려하지 않았고 사실상 추진이 어려운 신규 주택을 건설하는 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화순군과 부영측은 지난해 업무 협약을 체결했는데 임대주택 지원 사업의 아파트로 선정된 부영측은 500세대 안팎의 심각한 공실률을 해결하면서도 임대보증금은 조정없이 시세대로 받아가 상호협력을 위해 체결한 협약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비어있는 아파트를 찾다 보니까 공실률이 높은 부영아파트를 선정한 것이다"면서 "부영아파트가 요건에 맞아 선정한 것이지 부영아파트에 이익을 주려고 선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LH와 전남개발공사 등과 협력을 통해 청년들에게 부영아파트 뿐만 아니라 신축 아파트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남 화순군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 1만 원에 제공하는 만원 임대주택 아파트 내부 모습. 화순군 제공전남 화순군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 1만 원에 제공하는 만원 임대주택 아파트 내부 모습. 화순군 제공임대료 없이 청년들에게 아파트를 제공하는 나주시의 '취업 청년 임대주택' 사업도 비슷하다.

    나주시는 원도심 내 공실 아파트를 대상으로 임대 주택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20년 이상 된 부영아파트로 제한했다.

    나주시는 다른 아파트들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다른 아파트들도 사업 대상에 포함시켜 수요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이정서 교수는 "특정 업체를 선택해서 이곳에서만 지내라고 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인다" 면서 "다른 아파트 등도 지원 사업에 포함시켜 선택권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시행에 앞서 다양한 주택시설 지원과 함께 주민 수요 조사도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여기다 당초 사업 취지와 달리 특정 아파트의 공실률을 해결해 주는 특혜 행정으로 비쳐질수 있어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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