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쿠에바스. kt wiz프로야구 kt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2)가 이번에도 LG와 악연을 끊지 못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폭우 덕분에 조기 강판돼 패전을 면하며 승률 100%를 유지했다.
쿠에바스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선두권 경쟁의 분수령이 될 이날 LG와 1·2위 맞대결에서 중책을 맡은 것.
이날 경기 전까지 쿠에바스의 LG전 성적은 2경기 평균자책점 11.25로 부진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온 덕분에 2경기 모두 패전을 떠안진 않았다.
유독 LG를 상대로 약했던 쿠에바스에겐 반등이 절실한 경기였다. 경기 전 kt 이강철 감독은 "그동안 LG전에서 부진했지만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며 "오늘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눈부신 활약을 펼쳐 월간 MVP(최우수 선수) 후보에 오른 만큼 좋은 활약을 기대해 볼 만했다. 쿠에바스는 8월 한 달간 5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를 수확했고, 평균자책점 0.50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의 최근 활약에 대해 "우승을 했던 2년 전보다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면서 "나도 가끔 보면 그때보다 더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쿠에바스는 kt가 통합 우승을 거둔 2021년 23경기에 출전해 9승 5패 평균자책점 4.12의 성적을 냈다.
올 시즌에는 아직 패배 없이 100% 승률을 자랑한다. 쿠에바스는 12경기에 출전해 8승 무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 중이다. 남은 시즌 패배 없이 10승을 채우면 100% 승률로 승률상을 수상할 수도 있다.
쿠에바스 역투. kt wiz
그런 쿠에바스는 이날 승률 100%가 무너질 위기에 몰렸다. 0 대 0으로 맞선 2회초 문보경의 1점 홈런과 문성주의 땅볼 때 나온 실점으로 총 2점을 허용했다. 이어 3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 허도환의 뜬공, 문성주의 땅볼로 2점을 더 내주며 흔들렸다.
2회말 박병호의 솔로 홈런, 3회말 황재균의 적시타가 있었지만 쿠에바스를 위기에서 구한 건 따로 있었다. 2 대 4로 뒤진 4회초부터 쏟아진 폭우였다.
경기는 오후 7시 44분 우천으로 중단됐고, 오후 8시 30분께 비가 멈춰 그라운드 정비를 거친 뒤 오후 9시 28분이 돼서야 뒤늦게 재개됐다. 그 사이 어깨가 굳은 쿠에바스는 더이상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고, 이상동에게 배턴을 넘긴 채 경기를 마쳐야 했다.
이후 kt는 4회말 배정대의 1점 홈런과 황재균의 적시타로 4 대 4 동점을 만들었다. 덕분에 쿠에바스는 패전의 멍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LG전 평균자책점은 11.25에서 11.45로 불어났지만 여전히 무패를 달리며 승률 100%를 유지했다.
하지만 kt는 6회초 김현수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다시 열세에 몰렸다. 이후 추가 득점에 실패해 4 대 5로 패했다. 쿠에바스는 운좋게 패전을 면했지만, kt는 4연패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