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명 전남 여수시장은 지난달 26일 오후 돌산읍 군내리 고수온 피해 양식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여수시 제공장기간 지속된 고수온 특보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악재가 겹치면서 전남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고수온 영향으로 추정되는 물고기 집단 폐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가두리양식장이 집중된 여수 어촌마을에서는 3분의 1이 넘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다.
6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지난 7월 6일을 시작으로 전남 전 해역에 고수온 특보가 발령된 이후 현재까지 여수, 완도 해역 129어가에서 조피볼락(우럭), 넙치, 조기 등 562만 8천 마리가 폐사했다.
특히 전체 폐사 물고기 중 90% 이상인 520만 마리 가량이 여수 돌산과 남면, 화정면, 삼산면, 월호동 등 어가 99곳에서 접수되는 등 여수에 피해가 집중된 상황이다.
이 지역에서 양식해온 조피볼락(우럭)·능성어·농어·참돔·돌돔·조기 등 1600만 마리 가량 중 32% 가량이 폐사한 셈이다.
총 피해액만 86억 원에 달하며 돌산이 33어가 54억 원으로 가장 피해가 크고 남면 32어가 15억 7천만 원, 삼산면 24어가 9억 7천만 원, 화정면 9어가 4억 원, 월호동 1어가 9400만 원 순이다.
폐사한 물고기는 대부분 한대성 어종인 우럭으로, 고수온에 취약해 수온이 26도 이상되면 폐사가 진행된다.
실제 여수 돌산 어업권의 한 어촌마을에서는 가두리양식장에 있던 우럭 70~80%가 떼죽음을 당했다.
물에 뜬 폐사체 등은 대부분 어가에서 수거를 마쳤지만 절반 이상은 바다에서 부패해 흔적도 찾기 어렵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어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출하시기를 놓쳐 피해가 컸다며 당장의 피해는 물론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수시 돌산읍 일대 가두리양식장. 유대용 기자여수 돌산의 한 어촌마을에서 가두리양식업을 하는 박평운씨는 "오염수 방류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출하가격이 급락하면서 팔아도 손해, 팔지 않아도 손해를 보게 됐다"며 "제값을 받지 못해 적치기간이 길어지다보니 성어에서 치어까지 차례로 모두 폐사했다. 치어양식에서부터 판매까지 2년에서 2년 6개월이 걸리는데 내년까지 판매할 물량이 전무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이어 "재난지원금이 나오겠지만 (우럭 출하수입이 끊기다보니) 각종 시설 대출이자에 차후 치어 구입이나 다른 어종의 사료를 구입할 여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일단은 살아보겠지만 참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수시는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기관에 의뢰, 시료를 채취해 물고기 집단 폐사 원인 규명에 나섰으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피해 복구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여수시 돌산읍 일대 한 가두리양식장에 우럭이 집단폐사한 모습. 독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