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 방문한 안병길 의원·이재명 대표. 안 의원 페이스북 캡처·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장 앞에서 '수산물 시식회'를 예고하고 시식까지 권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된 가운데 국민의힘 측이 시식회가 취소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안병길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를 위한 단식 출구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TF가 국회 안에서 수산물 판촉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장소는 이 대표의 단식 텐트 100m 옆 쯤"이라며 "들러서 우리 고등어와 전복을 드시길 바란다. 민망해 할 것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안 의원은 "이것이 명분 없는 단식을 끝내는 방법"이라며 "그간의 괴담 정치에 우리 국민과 어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죄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자 당 지도부는 진화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개별 의원이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올린 것 같다"며 "이 대표가 단식을 하는 상황이니 내일 음식을 먹는 행사는 그곳에서 안했으면 좋겠고, 판매 홍보로 축소하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도부의 지적에 안 의원은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바다지키기 검증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도 이날 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안 의원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박광온 원내대표에게 (양해) 전화를 드렸다"고 했다.
성 의원은 "이 대표께서 단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식회를 취소하고) 의원회관 같은 데서 (수산물을) 나눠드리는 걸로 했다"며 "안병길 의원이 모르셨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단식 8일 차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소금을 먹고있다. 윤창원 기자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단식이 '쇼'라는 취지의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권유하러 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단식하고 계신가? 잘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진짜 끼니를 거르고 있는지 의문을 표한 것이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웰빙 단식을 하는 '단식 쇼'"라고, 김예령 대변인도 3일 "국회 본관 내 모처에서 취침한다는 이 대표에게 초밥이 배달될지도 모르겠다"고 논평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규탄대회 마이크를 잡은 목소리가 우렁차다"며 "정신력이 대단한 것인지 텀블러와 티스푼의 힘인지 모를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여당 지지자들 제기한 "보온병 속 사골국이 들어있는 거 아니냐"는 의혹에 힘을 보탠 것이다.
이에 민주당 측은 보온병에는 따뜻한 물이 들어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계속 되자 이재명 대표는 취재 온 CBS기자에 보온병 속 물을 직접 건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