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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폭행 시달리는 교사…아무것도 못하고 '벌벌' 떨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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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폭행 시달리는 교사…아무것도 못하고 '벌벌' 떨기만

    무단 이탈하던 중학교 3학년생, 막으려던 교사 폭행
    2학년 때 담임교사에게 "죽이겠다" 폭언하고 욕설
    출석정지 기간에도 학교 찾아 교사에게 폭언하며 난동
    강제전학 조치 내려졌지만, 재심 요청에 징계 취소
    교사·학생·학부모, 가해 학생 돌아올까 노심초사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일인 4일 서울 서이초 교사의 교실에서 고인의 지인들이 슬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일인 4일 서울 서이초 교사의 교실에서 고인의 지인들이 슬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서울 서초구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최근 교권 추락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중학교 교사들이 학생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가해 학생은 정학 기간에도 학교를 찾아 교사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강제 전학 처분을 받았지만, 학부모의 문제 제기로 다시 학교를 다니게 돼 교사와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교사 폭행한 학생…출석정지 기간에도 학교 찾아 난동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10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중학교 3학년생 A군이 학교를 무단 이탈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교사 B씨를 넘어뜨리고 발로 얼굴과 목 부분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 5월 A군은 학교에서 2학년 때 담임교사 C씨에게 "죽이겠다", "당신이 무슨 교사냐" 등의 폭언을 내뱉고, 다른 교사에게도 욕설을 퍼부었다. 당시 A군은 '내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건 교사 탓'이라며 C씨를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A군은 스승의날 교사에게 선생들을 살해하는 그림을 선물하고, 흉기로 여학생을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학교 측은 같은달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A군에게 출석정지 30일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징계에 불만을 품은 A군은 출석정지 기간에 학교를 찾아 C씨에게 달려들었고, 자신을 말리던 교사 4명에게도 폭언을 이어갔다. 소동은 학교에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일단락됐다.
     
    한 교사는 "A군은 평소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자신과 다른 의견이 나오거나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폭력적으로 돌변했다"며 "몸집도 워낙 커 여선생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번복된 강제 전학 조치…교사·학생·학부모는 불안에 떨어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마련된 교사 A씨 추모공간을 방문한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마련된 교사 A씨 추모공간을 방문한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계속된 A군의 폭행과 위협에 학교 측은 지난 7월 또 다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었고, A군의 부모는 그제야 A군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진단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주의력 결핍, 과잉 활동, 불안, 강박 행동, 틱, 우울, 망상이나 환청,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사안을 검토한 교권보호위원회는 A군의 폭력 행위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최대 수위의 징계인 '강제 전학'을 결정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A군이 전학을 가게 되면 학교가 안전해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얼마 가지 못했다.
     
    A군의 부모는 학교의 징계가 너무 과하다며 관할 교육청 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고 조정위원회는 "학교의 노력을 통해 지도가 불가능해 보이지 않고, 학생 스스로가 반성하고 있다"며 강제 전학 처분을 취소했다.
     
    또 A군의 부모가 제기한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A군은 출석정지 이하의 처분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 피해교사는 "교사들도 나름대로 교육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우리 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난주까지는 A군이 등교를 하지 않고 있는데, 다시 학교에 돌아오면 또다시 교사와 학생들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회 관계자도 "A군에게 필요한 건 선처가 아니라 치료"라며 "치료 없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행위는 학생 본인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 속에도 A군의 부모는 오히려 학교 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A군의 부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학교에서 지나치게 교사들을 보호하느라 사태가 커졌다"며 "분명히 교사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을의 입장이기에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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