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로 지목된 남성과 흰색 오토바이. 독자 제공지난달 18일 대전 신협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의 피의자로 특정된 40대 남성이 베트남 다낭에서 검거됐다. 사건 발생 23일 만이다.
경찰은 현지시각으로 10일 오후 4시 55분쯤 베트남 다낭 소재 한 카지노에서 40대 A씨를 현지 공안 및 경찰주재관 등과 공조해 검거했다.
A씨는 지난달 18일 정오쯤 대전 서구의 한 신협에 침입해 390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검정색 헬맷을 쓴 남성은 직원을 흉기로 위협해 배낭에 3900여만 원을 담게 한 뒤 소화기를 분사하고 흰색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특정된 A씨가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베트남으로 출국한 사실을 파악했으며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적색수배는 인터폴 수배 단계 중 가장 강력한 조치로, 적색수배가 내려지면 인터폴에 가입한 전 세계 경찰 등에 수배자의 사진과 지문 등이 공유되고 검거 시 수배한 국가로 압송된다.
피의자는 강도 범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주도면밀히 움직인 정황도 드러난 바 있다.
경찰 수사에서 피의자는 범행 장소인 신협을 오가는데 직접 쓴 흰색 오토바이는 물론, 다른 오토바이와 차량도 범행 전후로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오토바이 한 대를 훔칠 때도 복장도 계속해서 바꾸고 이동수단도 계속 바꿔가며 추적을 많이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근거지에서 나올 때의 복장, 차에서 내릴 때 복장, 범행할 때의 복장이 각각 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오토바이 2대를 훔쳐, 한 대는 미리 예상 동선에 갖다놓은 뒤 신협을 오가는 데 쓰고 다른 한 대는 그 오토바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수단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이런 모습은 강도 범행 이후에도 나타났다. 동선이 길고 복잡한데다 여러 이동수단 등을 동원했다. 경찰이 범행 전후 행적을 분석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을 때 A씨는 이미 해외로 빠져나간 상태였다.
경찰은 현지 공안과 A씨의 송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