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석 공격. 연합뉴스약체인 인도에 일격을 당한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캄보디아를 꺾고 체면을 차렸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 C조 2차전에서 캄보디아를 세트 스코어 3 대 0(25-23, 25-13, 25-15)으로 이겼다. 깔끔한 셧아웃 승리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한국은 전날(20일) C조 1차전에서 인도에 일격을 당해 대회를 불안하게 출발했다. 인도가 세계 랭킹 73위로 약체인 만큼 굴욕적인 패배였다. 한국은 27위로 훨씬 높은 위치에 있지만, 인도의 경기력은 순위 격차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캄보디아 역시 인도에 패해 나란히 1패를 기록 중인 두 팀의 12강 토너먼트 진출이 걸린 외나무 다리 승부가 펼쳐졌다. 한국은 이날 패했을 경우 조별 리그 탈락이라는 처참한 성적은 물론, 세계 랭킹에도 집계되지 않은 캄보디아에 무너졌다는 오명을 썼을 것.
다행히 한국은 캄보디아를 꺾고 다음 단계로 올라섰다. 당초 목표로 잡은 C조 1위는 이미 놓쳤지만, 1승 1패로 2위에 올라 12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대만, 파키스탄, 몽골이 속한 D조 1위와 맞붙게 됐다.
허리 통증으로 1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정지석은 2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11점으로 존재감을 맘껏 뽐냈다. 김민재와 임동혁도 각각 10점과 9점으로 힘을 보탰다.
캄보디아 공격 막아서는 블로킹. 연합스1세트는 다소 답답한 흐름이었다. 불안한 리시브 탓에 수비 라인은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트 초반에는 캄보디아가 리드를 잡았고, 한국은 중반까지 쫓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15 대 17로 뒤진 상황에서 김규민이 속공을 해낸 뒤 정지석이 백어택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고, 18 대 18에서 4연속 득점에 성공해 분위기를 가져왔다. 곧바로 잇따른 범실로 다시 동점을 허용했지만, 23 대 23에서 김민재와 나경복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을 막았다.
한국은 이어진 세트부터 호흡이 척척 맞기 시작했다. '최고 세터' 한선수의 토스를 받은 정지석과 임동혁 쌍포가 불을 뿜으며 공격을 이끌었다. 대한항공 트리오의 눈부신 활약이 2세트 12점 차 대승을 견인했다.
여세를 몰아 한국은 3세트에서 경기를 끝냈다. 정지석, 임동혁 쌍포에 미들 블로커 김민재까지 가세해 탄탄한 공격력을 뽐냈다. 세트 내내 우위를 점한 한국은 24 대 15에서 허수봉의 백어택으로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