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숙영과 국가대표 간판 센터 박지수. 노컷뉴스"서로 아주 잘 맞고 저도 믿음이 생깁니다. 방어를 할 때는 제가 키가 작은데 골밑에는 키 큰 선수가 있어 불편합니다. 박지수 선수가 가운데에서 다 막아주니 정말 쉽습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한 여자농구 대표팀의 로숙영이 대회 기간 한국 취재진에게 건넨 말이다.
남북 단일팀의 위력은 대단했다. 당시 미국여자프로농구(NBA) 데뷔 시즌을 치렀던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신장 196cm)와 '북한의 오세근'이라 불리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득점왕 경력을 자랑하는 로숙영(신장 182cm)은 특히 굉장한 시너지를 불러 일으켰다.
남북 단일팀은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아시아 최강 중국과 접전을 벌인 끝에 6점 차로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비록 졌지만 많은 박수를 받았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 기자는 대표팀을 향해 "여러분은 전 세계에 희망을 보여줬습니다"라고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5년 전과 비교해 지금은 한반도 정세가 얼어붙은 상태다. 보름 남짓 함께 훈련하며 우정을 나눴던 박지수와 로숙영은 이제 중국 항저우에서 적으로 만나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9일 오후 6시30분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남북 대결을 펼친다.
5년 만에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북한의 대표팀에는 로숙영과 가드 김혜연 등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에 참가했던 선수 3명 가운데 2명이 포함돼 있다.
북한의 전력은 베일에 싸여있다. 그래도 로숙영 외에 주목해야 할 선수가 또 있다. 박지수보다 큰 신장 205cm의 장신 센터 박진아다.
박진아는 만 15세였던 지난 201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통일농구 이벤트 경기에서 9분 동안 9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여자농구 박진아(오른쪽). 평양 사진공동취재단한편, 북한이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펼쳐지는 첫 날인 24일부터 여러 종목에서 남북 맞대결이 펼쳐진다.
복싱 여자 54kg급 임예지는 24일 오후 1회전에서 북한 방철미를 만난다. 복싱 여자 60kg급에서는 오연지가 북한 원은경과 첫 경기를 치른다.
24일 오전 유도에서 이번 대회 첫 남북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유도 남자 66kg급의 강자 안바울이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상황에서 북한 리금성이 1회전을 통과하면 16강에서 두 선수가 맞붙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