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 사진=황진환 기자 류중일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대만에 0-4로 완패했다.
한국 타선은 선발 린위민을 필두로 한 대만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무득점에 그쳤다. 선발 문동주는 4이닝 2실점으로 분전했다. 그러나 마지막 희망을 위해 출전시킨 마무리 고우석이 8회말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류중일 감독은 "졌으니까 할 말은 없다"면서도 "상대 투수들의 공략에 실패했다. 연구를 많이 했지만 그림으로 봤을 때보다 실제로 보니까 공이 굉장히 좋았다. 빠르고 변화도 많고 제구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라운드에 가서 일본과 중국을 반드시 이긴다면 다시 한 번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류중일 감독은 중요한 경기의 선발 중책을 맡은 문동주에 대해 "잘 던져줬다"고 호평했다. 다만 4회말에 범한 폭투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타자들도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 투수가 강하다 보니 잘 못 쳤다"고 아쉬워 했다.
한국은 최근 국제 대회에서 대만에 계속 지고 있다. 과거 대만은 일본, 한국에 이은 아시아 3인자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들어 실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류중일 감독은 "몇 년 전의 대만 야구와는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투수들이 마이너리그에 가서 공부도 많이 했고 타자들은 과거 변화구에 스윙이 많이 나왔는데 오늘은 변화구에 속지 않는 느낌, 그리고 과거보다 수비가 탄탄해진 느낌이 들었다. 경쟁해야 할 팀 같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좌타자가 많은 한국을 상대로 마이너리그 소속 린위민을 등판시켰고 린위민은 6이닝 무실점으로 대만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현재로서는 우리가 선발할 때 그 선수들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KBO 리그에 우투좌타가 굉장히 많다. 국내에서는 잘 쓸지 모르겠지만 오늘 보니까 대만이 볼도 빠르고, 속도가 150km를 넘어가고 변화구도 빠르다 보니까 잘 못 따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