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영화가 없으면 주윤발이 없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_ 배우 주윤발
우리들의 영원한 '큰형님'(大哥) 주윤발이 지난 50년간 배우로서 살아오며 가져온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5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 시어터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콩배우 주윤발이 영화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전했다.
부산을 찾은 주윤발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주윤발은 "50년 만에 이런 상을 받을 수 있게 돼 매우 신나고, 많은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윤발은 홍콩영화의 최전성기를 이끌고 '홍콩 누아르'를 세계적인 장르로 만든 주역이다. 액션영화뿐 아니라 멜로드라마, 코미디, 사극 등 한계 없는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아시아 최고의 인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이어 현재 한국 영화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상에 관해 주윤발은 "한국 작품의 특성상 소재가 굉장히 다양하고, 창작의 자유도 역시 높아서 그 점을 높이 산다"며 "가끔 보면 이런 이야기까지 다룰 수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주윤발은 지난 1976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약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대표작으로는 '청부업자:호월적고사'(1981) '영웅본색'(1986) '가을날의 동화'(1987) '우견아랑'(1988) '첩혈쌍웅'(1989) '정전자'(1989) '종횡사해'(1991) '와호장룡'(2000) '황후화'(2006) '양자탄비'(2010) '무쌍'(2018) '원 모어 찬스'(2023) 등이 있다.
주윤발은 "난 사실 홍콩의 작은 바다마을에서 태어나 10살에 도시에 나갔다. 공부를 많이 못 했기에 영화를 찍으며 정말 많은 걸 배웠다"며 "영화는 내게 많은 지식을 가져다주는 존재"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내게 큰 세상을 가져다준 게 영화"라며 "촬영하면서 한 역할을 맡으면 한 사람의 인생을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를 연기해야 한다는 건, 역할의 인생을 경험하면서 내게도 굉장히 많은 인생의 경험을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이 없다고 생각해도 좋다"고 단언했다.
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주윤발은 배우로서 나이 들어가는 데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도 했다. 그는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도 반드시 있는 법이다. 만약 어떤 감독이 찾아와 늙은이 역할을 하라고 한다면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며 "늙어가는 게 무서울 거라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무서울 게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인생이니까.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만약 죽음이 없으면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큰형님' 주윤발은 연기에 있어서도 존경받는 배우지만, 한 인간으로서도 큰 귀감이 되는 배우이기도 하다. 특히 전 재산 8100억 원을 기부한 일은 지금까지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주윤발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게 된 배경을 묻자 특유의 겸손함에 더해 유머 가득한 답변을 들려줬다. 그는 "내가 기부한 게 아니라 내 아내가 기부한 것이다. 난 기부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힘들게 번 돈이다. 난 용돈을 받고 살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뒤 "그래서 정확히 사실 얼마 기부했는지 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전 재산 기부부터 평소에도 끊임없이 전해지는 소박한 일상과 미덕 등 그는 진정한 배우이자 진정한 스타로서 지난 50년 동안 팬들 곁을 지키고 있다. 그런 주윤발은 마지막까지도 우리들의 영원한 큰 형님다운 모습을 보였다.
"사실 전 배우고, 당신은 기자지만, 여기서 벗어난다면 우리는 다 똑같이 대등한 일반인입니다. 특별한 시선으로 '넌 슈퍼스타다' '대단하다' 말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 그냥 지극히 보통 일반인에 불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