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홍준표 대구지사,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영남의 3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 서울행 결심을 밝힌 데 대한 갑론을박이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선언을 계기로 중진급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체로 많다.
먼저 장예찬 최고위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결단이라고 높이 평가한다"면서 "하태경 의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하태경들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진들의 자발적 결단이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먼저 헌신하고 절박해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효과가 있다"며 "많은 분들이 깊게 고민하시면 좋겠다. 정치 신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에서 "하 의원이 시작점을 돌파했는데 국민의힘에서 나를 한번 희생하고 당 전체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꽤 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5선 중진 의원 출신이자 하태경 의원과는 오랜 앙숙 관계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냉소적인 평가를 내놨다.
홍 시장은 자신의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하 의원 결정을 긍정하자 "선당후사라기보다는 제 살길 찾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이 부산에서 다음에 공천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개인의 정치적 욕심에 따라 살길을 찾는 것일 뿐 높이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자 이번엔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참전해 홍 시장 지적을 반박하고 나섰다.
천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전국적 인지도를 쌓은 영남 중진 의원이 수도권에 도전하는 사례는 우리 당에 귀하고 더 늘려야 한다"며 "수도권에 도전할 엄두도 못 내다가 결국 영남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 않느냐"고 적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당 공관위로부터 수도권 험지 출마 요청을 받았던 홍 시장이 돌연 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사례를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태경 의원은 이날 "해운대에서 그 누구와 경쟁하더라도 이길 자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를 키워준 당과 주민들에게 더 크게 보답하는 것이 제 정치 소신에 부합하는 길이라 판단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