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우리나라 미성년자 건물주가 2018년 대비 77명 늘어난 34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단순히 억대 연봉을 넘어 3억에 가까운 연봉을 수령하고 있었다. 이에 미성년자의 사업자 대표 등록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우회적 탈세행위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에게 제출한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 직장가입자 전체 현황자료'에 따르면, 18세 미만 직장가입자 2만 1596명 중 390명이 사업장 대표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 대표 중 대부분이 부동산임대업 종사자, 즉 건물주였다. 미성년자 대표의 업종별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부동산임대업은 344명으로 전체의 88.2%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기타(제조업, 운수·창고·통신업, 교육서비스업 등) 33명, 숙박·음식점업 13명이 뒤를 이었다.
미성년자 대표자 상위 10명 소득 현황. 이수진 의원실 제공미성년자 대표 상위 10명의 평균 연봉은 1억 5206만 원이었으며, 이들 모두 부동산임대업자였다. 최고 연봉자는 경기 광명시에 사업장을 둔 만 13세 중학생으로 연봉이 2억 8270만 원에 달했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8세 초등학생이 부동산임대업 대표자로 등재돼 월 천만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미성년자 근로자 상위 10명의 평균 월급은 898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최고 연봉자는 경남 창원시 부동산임대업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18세 고등학생으로, 연봉이 1억 9527만 원(월급 1627만 원)에 달했다.
이수진 의원은 "현행법상 미성년자의 사업자대표 등록이 가능하지만, 이를 이용한 편법증여·상속, 실질과세 위반 등 우회적 탈세 행위가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미성년자 건물주 외에도 "세금 회피 목적의 다양한 불법 행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부의 불법적인 대물림 및 탈세 행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도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