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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고금리 스트레스, 다중채무자↑ 韓경제 뇌관 되나

경제정책

    주담대 고금리 스트레스, 다중채무자↑ 韓경제 뇌관 되나

    16일 코픽스 상승…17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 오른다
    당분간 주담대 등 대출금리 인상 전망
    전문가들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측면에서 금융시장 위험도 높일 것"
    다중채무자 수 역대 최고…한국 경제 뇌관되나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회사원 A(35)씨는 세 달 전쯤 8억5000만원에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를 구입했다. 집값이 오르고 금리도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자 마음이 급해졌기 때문이었다. A씨는 주택구입자금 중 4억원을 대출로 충당했다. 매월 이자로만 1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이 빠져나간다. 그는 "지금이 타이밍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가장 컸다. 이자가 곧 내려갈 것이란 생각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기준금리가 몇 달째 그대로인데도 은행 대출금리가 더 치솟을 것이라는 보도를 보면 이자를 갚을 생각에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국내 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변동 금리는 연 4.17~7.14%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연 4.17~7.16%)에 비해 상단이 0.02%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7%가 넘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주담대 금리 상승세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9월 기준 석 달만에 반등했다.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8월(3.66%)보다 0.16%포인트 높은 3.82%로 집계됐다. 앞서 5월 3.56%를 기록했던 코픽스는 6월 3.70%까지 올랐다가 7월(-0.01%포인트)과 8월(-0.03%포인트) 잇따라 하락한 뒤 다시 반등했다.

    시중은행들은 17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할 예정이다. 따라서 가뜩이나 높은 주담대 금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비용'에 해당하는 코픽스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주담대 변동 금리를 매긴다.

    앞서 주담대 금리 상승세를 부채질 했던 불안한 금융환경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은행채 금리에 영향을 주는 미 국채 금리가 당분간 쉽게 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오르면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한도를 폐지하며 금리인상을 더욱 부추겼다.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 금융당국에서도 대출 금리를 정책적으로 낮게 유도하긴 힘든 상황이라는 점 역시 주담대 금리 상승세를 예상하는 이유다. 일부 은행들은 최근 가산금리를 올리며 대출금리 인상을 이끌었는데, 이를 두고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하고자 하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가계부채의 총량을 조절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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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금리가 오르는데도 주담대 수요가 여전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12일 공개한 '2023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4조9000억원 증가한 1079조8000억원에 이르렀다. 주담대 증가세는 전월(7조원)에 비해 축소됐으나, 두 달 전인 지난 7월(5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확대됐다.

    한은은 다음달 증가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10월 가계대출 증가는 9월보다는 큰 폭일 수 있다"며 "가을 이사철 효과도 나타날 수 있고 주택 거래량이 7월에 비해 8월에 다소 증가한 부분이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수요가 잡히기 쉽지 않다"면서 "연초 상생금융 등으로 금리 인하를 요청했던 당국이 다시 가계부채 관리를 강조하고 있어 은행으로서도 주담대 금리 하락에 대한 유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수는 4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나타나 이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시장금리 상승이 지속되고 있고 추가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금리 인상 요인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동결이 지속되고 있고 이에 따른 추가 상승 압력이 존재하고 있어, 시장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금리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면서 가계대출은 증가하고 있다 이런 금리를 이후에 계속 유지하는데 부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추가적인 금융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부분은 연체율 상승과 함께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위험도를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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