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후반전 팀의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킨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클린스만호가 베트남을 상대로 다시 골 퍼레이드를 펼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평가전에서 6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10월 A매치 홈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튀니지전 4골에 이어 베트남전 골까지, 2경기에서 10골을 폭발했다.
A매치 3연승의 상승세와 함께 11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과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 들어간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복귀했다. 손흥민은 사타구니 통증으로 튀니지전은 쉬었다.
손흥민과 조규성(미트윌란)이 최전방에 섰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좌우 측면, 이재성(마인츠)이 중앙에 배치됐다. 박용우(알아인)가 수비형 미드필더, 이기제(수원 삼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 현대)가 포백으로 출전했다. 골문은 모처럼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5위. 26위인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의 팀이었다. 상대 전적에서도 17승5무2패로 한국의 압도적 우위.
한국은 쉴 틈 없이 베트남 골문을 두드렸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전반전 김민재가 팀의 첫 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박종민 기자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만들었다. 이강인의 코너킥에 이은 김민재의 헤더 골이었다. 내려앉은 약체를 상대로 가장 효과적인 공격 루트였다.
공격은 이어졌다. 전반 14분 황희찬의 슈팅은 수비수 몸에 맞고 나갔고, 전반 16분 이강인의 슈팅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17분 이강인의 침투 패스에 이은 손흥민의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전반 19분과 전반 25분 손흥민의 슈팅도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베트남 골문이 다시 열렸다. 전반 26분 손흥민에게 공을 넘겨받은 이재성이 바로 침투 패스를 찔렀고, 황희찬이 수비 라인을 깨고 추가골을 터뜨렸다.
전반은 추가골 없이 마쳤다. 찬스는 있었다. 전반 28분 조규성의 헤더, 전반 31분 손흥민의 슈팅이 벗어났고, 전반 33분 조규성의 슈팅은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전반 35분 이강인의 프리킥도 살짝 옆으로 흘렀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전반전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황희찬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진을 대폭 교체했다. 김민재만 남기고, 김태환과 김영권(이상 울산), 김진수(전북 현대)를 투입했다.
후반에도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4분 이강인과 손흥민의 원투 패스에 이은 이강인의 침투 패스가 문전으로 향했다. 황희찬이 다시 라인을 무너뜨리고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골키퍼 손에 걸렸다.
곧 세 번째 골이 터졌다. 손흥민의 돌파에서 시작됐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이재성에게 공을 넘겼고, 다시 공을 전달받았다. 손흥민은 바로 땅볼 크로스를 날렸고, 조규성의 발에 닿기 전 베트남 수비수 발에 맞고 자책골이 됐다.
골 퍼레이드는 멈추지 않았다. '캡틴' 손흥민의 차례였다. 후반 15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황희찬에게 넘겨준 뒤 문전으로 달려들었다. 이어진 황희찬의 패스. 손흥민은 수비 태클을 뚫고 오른발로 A매치 38번째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1분 만에 베트남의 퇴장까지 이끌어냈다. 베트남 페널티 박스 앞에서 공을 가로채는 과정에서 태클에 걸렸고,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은 4대0의 리드 속에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20분 조규성, 이재성 대신 황의조(노리치시티),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투입해 공격진에도 변화를 줬다.
후반 25분 다섯 번째 골이 나왔다. 이번에는 이강인이 해결했다. 손흥민이 수비수 3명을 붙들어둔 다음 이강인에게 공을 넘겼다. 이강인은 수비수 1명을 가볍게 제친 뒤 왼발 슈팅을 골문 구석에 정확히 꽂았다.
마지막 교체 카드는 김민재에게 썼다. 후반 31분 김주성(FC서울)을 투입했다.
골 퍼레이드는 끝나지 않았다. 후반 41분 정우영도 가세했다. 황의조의 슈팅이 골키퍼가 힘겹게 걷어냈지만, 정우영이 달려들어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한국 축구가 6골을 넣은 것은 2019년 10월 스리랑카전 8대0 승리 이후 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