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초등학교 과학실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부산시교육청 제공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과학 실험 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초등학생 3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사고 당시 안전장비 착용 의무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영재 수업 중 사고가 발생한 만큼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9시쯤 부산 서구의 한 초등학교 과학실에서 소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이날 과학실에서는 영재 과학수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묽은 염산과 아연 조각을 반응시켜 수소를 발생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 실험용 비커에 든 수소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그 충격으로 비커 파편이 튀어 초등학교 6학년생 3명이 부상을 입었다. 2명은 가벼운 부상에 그쳤으나, 나머지 1명은 손가락이 찢어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실험 중 갑작스럽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시교육청 제공이 사고와 관련해 당시 학생들이 안전장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수업을 주관한 부산시교육청에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종환 부산시의원(강서구1·국민의힘)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당시 '부산시교육청 과학실 안전관리 기본계획'에서 명시한 실험 안전장구 착용 의무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과학실험을 할 경우 보호안경과 실험복 등 실험 주제에 맞는 안전장구 활용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험 참가자들은 당시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 의원은 "단발성으로 실시하는 안전지도를 모든 실험마다 실시하도록 하는 등 기본계획을 개정해야 한다"며 "담당교사 등을 상대로 재발방지 교육도 조속히 실시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안전장구 착용이 일부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실험 전 담당 교사가 안전 교육은 충분히 실시했으나 안전장구를 모두 다 착용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시교육청에서 필수 안전장구 배치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정확한 당시 상황과 경위는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실험 수업에서 지켜야 할 안전수칙 전반을 모든 학교에 공문으로 발송해 한 번 더 안전을 강조했다. 다음 달 초에 초등 영재 담당 교사들 대상으로 대면 연수도 실시하는 등 이러한 사고가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재발 방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