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베개 제공 고전문학은 동서고금을 떠나 문학사적인 높은 가치를 가진 것과 별개로 대중의 접근성은 떨어진다는 점에서 비슷한 위치를 가진다. 학창시절 고전을 접한 학생들은 따분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대입을 위한 암기과목의 일부로 전락하는 신세로는 한국고전의 감동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고전문학 전문가인 박희병 서울대 명예교수가 내놓은 '한국고전문학사 강의'는 무미건조한 국문학이나 역사적 가치로서만 접근하지 않는다. 문학사 속 인간들의 희로애락과 고뇌, 그들의 이상과 꿈과 좌절, 그들이 지녔던 열망, 그들이 힘든 삶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가치들에 눈을 돌리다보면 고리타분했던 고전문학이 완전히 새롭게 열린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국에 화상으로 진행했던 이 강의는 단군신화부터 진달래꽃까지 총 31편의 주요작품을 선정해 매회 75분간의 수업 32강 그대로 구성됐다. 32번의 질문과 답변도 매 강의 뒤에 수록했다.
박 교수의 마지막 강의는 국문과는 물론 언어학과, 경영학과, 인류학과, 디자인학과 등 다양한 전공학생을 비롯해 타 대학의 박사, 교수, 중국와 일본의 학자도 청강해 주목을 끌었다.
단순히 고전문학을 탐독하고 탐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배경과 서사를 따라가는 맥락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당대 인물들의 삶과 역사적 접근을 통해 작품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고전 저자와 구성 인물들의 다양한 마음과 시대적 정신을 마주할 수 있다.
박희병 지음 | 돌베개 | 각 권 412쪽·516쪽·5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