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공"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27일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취임 당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면서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던 이 회장은 '뉴삼성'을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의 뉴삼성은 △신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 확장 △준법문화 정착 △산업 생태계와의 소통 확대 및 지원 △임직원 자부심 및 국민 신뢰도 향상 등으로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이 목표다.
이 회장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어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 '승어부(勝於父)'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그가 생각하는 승어부는 단순히 아버지를 뛰어넘는 게 아니라 "삼성 임직원이 우리 회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모든 국민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기업인 이재용의 일관된 꿈"이다.
'미래' 준비로 JY시대 박차
삼성전자 제공삼성은 미래 먹거리로 △반도체 △바이오 △신성상 IT 등을 꼽고 2026년까지 국내에 360조 원을 포함해 모두 45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메모리 성공 DNA'를 시스템반도체인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 이식해 진정한 '반도체 초격차'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팹리스 산업에는 인텔과 엔비디아, 퀄컴 등이 포진해 있고 파운드리는 대만의 TSMC가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격화하는 경쟁 속에 이 회장은 삼성의 생존을 위해 도전장을 냈다.
바이오에는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그는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말했다.
2011년 인천 송도 매립지에 직원 30명으로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10년 만에 글로벌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 시장의 독보적 1위에 올랐다. 현재는 글로벌 톱 제약사 20곳 중 12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가동한 4공장에 이어 5·6공장 건설에 나선다. 생산 기술력과 역량을 고도화해 압도적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최근 바이오에피스 지분 전체를 인수해 개발·임상·허가·상업화 등 바이오 R&D(연구개발) 역량을 갖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이재용 회장은 또 하나의 '반도체 신화'를 준하고 있다. 바로 이동통신 사업을 이재용 시대의 '플래그십 사업'으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3G 이동통신이 대중화한 2011년 삼성은 이 회장의 지시로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조직'을 신설했다.
이후 "더 멀리 내다보며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차세대 통신 분야를 대비하고 있다. 2019년 삼성리서치 산하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2020년 7월 '6G 백서'를 통해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 경영에 녹아든 '동행' 철학
삼성전자 제공이재용 회장은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했다. 그의 동행은 배려와 양보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역량을 업그레이드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청년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해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SSAFY(삼성 청년 SW 아카데미)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과 청년 창업 지원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가 보호체계 종료 후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돕는 자립 지원사업인 '삼성 희망디딤돌'과 교육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의 미래 준비를 지원하는 '삼성드림클래스' 등 청소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초과학을 육성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해야 한다는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라 삼성은 기초과학 분야도 지원한다. 국내 대학과 미래 기술 및 인재 양성을 위해 매년 1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국내 기초과학분야 육성을 위해 삼성호암 과학상을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 등 2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JY 시대' 새로운 변화…준법문화 정착
삼성전자 제공이재용 회장은 2020년 5월 △준법문화 정착 △노사문화 개선 △4세 승계 포기 등을 국민 앞에서 직접 밝혔다.
삼성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2017년부터 자사수 소각과 배당 확대, 액면분할 등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또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전자 등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되고 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4세 승계 포기 선언 이후 지속가능한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받았다.
최근에는 선임(先任)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대표이사나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균형과 견제를 추구한다. 현행법상 금융권 기업에 의무화했지만, 삼성은 선제적으로 제도를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