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감사위원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감사원 최재해 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연합뉴스전현희 표적감사 논란의 핵심인물인 조은석 감사위원이 26일 국회 법사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감사결과 공개과정 등 쟁점사항을 놓고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의 감사원과 대면 공방을 벌였다.
조 의원이 감사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조 위원의 답변과 주장에 호응한 반면 국민의힘은 조 위원 답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립했다.
조은석 위원은 주심 감사위원인 자신의 최종결재를 거치지 않고 감사원 측이 보고서를 수정·공개했다는 과거 주장을 거듭 이어갔다.
조 위원은 지난 6월 9일 감사 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감사위원 전원이 열람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심의 열람결재도 건너뛰고 보고서가 공개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주심위원만이 아니라 다른 감사위원들도 '패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된 보고서도 "전날인 8일 감사위원들 간 합의로 제가 전달한 내용과 많은 차이가 있다"며, 내용과 절차 모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된 감사 보고서) 문건을 감사위원들이 보지 못했고, 감사위원들이 감사원장에게 시행중단을 요구했으니 다수의 감사위원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하자, 조 위원은 "최고 감사기구의 최고 간부들이 그런 주장을 한다는 게 도대체 납득이 안 간다"며, "외부감사로 나갔으면 아마 중징계로 부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석 감사위원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조 위원은 또 당시 감사위원들의 의견을 모았다는 간담회에 대해서도 '법적효력이 없다'는 감사원 사무처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 위원은 "간담회라는 용어 자체만 보면 법적 구속력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간담회에서 보고서를 의결한 게 아니고 위원전원이 보고서를 열람하기 위해 모였던 것이고, 논의 내용은 효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은 특히 '감사 공개과정에 문제를 제기해 본인이 이익을 얻을 게 있는지, 전현희 전 위원장의 대변인이나 변호사라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질의에 "제가 검사 28년 하면서 많은 사건을 처리했고 무혐의한 것도 많은데, 피의자의 변호인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조 위원은 의로운 희생양이 아니라 감사원을 소용돌이 난장판으로 만든 고집쟁이"라는 시대전환 조정훈의원의 평가에 대해서도, 조 위원은 "뭘 고집했는지 지적해야 납득을 한다"며, "감사원 구성원이 자긍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데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런 입장에 대해 감사원 사무처 관계자들은 일제히 반박했다.
김영신 공직감찰본부장은 조 위원의 주장과 달리 "보고서 열람등재 전에 감사위원님들을 찾아가 의견을 들었고 수정안에 충분히 동의해서 감사위원회 의결이 됐던 것"이라며, "다수가 동의한 상황에서 조 위원만 부정적으로 보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철 감찰관도 "논란의 핵심은 주심위원이 본인의 요구사항을 계속 제시하는데 사무처가 도저히 수용 불가능한 내용이었던 것"이라며 "사무처나 원장과 협의 없이 감사위원들 간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모아 전달한 것은 법적인 아무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