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아사아나항공이 30일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이사회를 연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3년간 이어져 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성사 여부가 달려 있어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30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 문제를 다룬다.
먼저 대한항공이 오전 중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되,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의서를 안건으로 올린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아시아나항공 임시 이사회가 열린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매각에 동의할 경우,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EU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시 유럽과 한국 간 주요 여객·화물 노선의 경쟁제한(독점) 가능성을 이유로 슬롯 반납과 화물 사업 매각 등의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항공사 간 합병은 필수승인국가 중 한 곳만 반대해도 성사될 수 없기 때문에 EU 집행위의 요구를 수용한 시정조치안 제출이 심사 통과를 위한 기본 조건이 된 상황이다.
반대로 아시아나 이사진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시정조치안을 낼 수 없게 되고, 결국 양사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원유석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안건 통과를 위한 의결정족수는 '전체 이사의 과반 참석, 참석자의 과반 찬성'으로 6명의 이사 전원이 참석할 경우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는 화물사업 매각을 통해 합병을 매듭짓고 대한항공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아야 한다는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총 부채는 12조원, 부채비율은 1741%로 상반기에 20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자 등 금융비용으로 2023억 지출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이사회에서 화물 매각이 결의되면 1500억원을 바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고, 공적자금을 투입한 산업은행도 합병 무산 시 추가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합병 만이 살길이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화물사업 매각 찬성 시 배임 소지가 있다며 부정적인 목소리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매각 반대 측은 아시아나 화물사업은 2021년 팬데믹 당시 3조원을 넘어 여객 매출 급감 분을 상쇄하면서 실적 방어 역할을 톡톡히 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전체 매출의 21.7%를 차지했는데, 화물사업을 넘기면 회사 가치를 떨어트려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물 사업 매각 판단이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관련해 산은 강석훈 회장은 지난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화물사업 매각 등에 대한 다양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대한항공이 판단하기에 합병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나, 판단해 그렇게 시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배임에 관한 것은 여러 다양한 보조 조항들을 넣어 배임 이슈가 없도록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며 우려에 대해 반박한 바 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배임 소지를 우려하는 이사들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