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과 작별하는 이정후. 연합뉴스2023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25)를 향한 평가는 예상보다 냉정했다.
MLB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은 1일(한국 시각)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을 통해 이번 스토브리그 FA(자유계약선수) 상위 40명에 대한 평가, 행선지, 계약 규모 등을 예상했다. 여기서 이정후는 37번째로 언급됐다.
이정후는 2017년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7시즌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4할7리 잘타율 4할9푼1리 OPS 0.898의 성적을 거뒀다.
이정후는 데뷔 첫 해부터 KBO 리그 신인상을 거머쥐며 혜성처럼 등장했고, 2021년 타격왕에 오르며 생애 첫 타이틀 홀더가 됐다. 이듬해에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 안타 등 주요 타격 부문을 휩쓸며 타격 5관왕에 올랐고, 리그 MVP(최우수 선수)까지 거머쥐며 한국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7년 차인 이정후는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 자격을 갖췄다. 포스팅 시스템은 FA와 달리 소속팀의 동의가 필요한데, 키움 구단이 이정후의 해외 진출을 허락해 MLB 도전이 가능해졌다. 이후 이정후는 다수의 MLB 구단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현지에서 이정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보우덴은 "MLB 스카우트들은 이정후의 타격 능력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어떤 이들은 이정후가 MLB에 입성한 뒤 곧바로 많은 안타를 칠 것이라고 평가하지만, 어떤 이들은 1~2년 정도의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보우덴은 이정후에 대해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이 좋은 선수로 KBO 리그에서 삼진보다 볼넷이 많았다"면서 "강한 팔을 가진 수준급의 중견수이며 점프 능력과 타구를 따라가는 능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이어 "보폭이 평균보다 길지만 도루 능력은 뛰어나지 않다"고 단점도 짚었다.
보우덴은 이정후의 예상 계약 규모를 '측정 불가'라고 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클리블랜드, 토론토, 디트로이트 등 많은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보우덴은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35위로 평가했고, 800만 달러(약 108억 원) 수준의 1년 계약을 통해 빅 리그에 잔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1위에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를 올렸으며, 계약 규모는 10년 4억 7700만 달러(약 6476억 원) 이상의 역대 최고액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