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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집결지' 용주골, 파주시와 첨예하게 대립…폐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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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매매 집결지' 용주골, 파주시와 첨예하게 대립…폐쇄 난항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와 용주골 여 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는 지난 1일 오전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무성 기자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와 용주골 여 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는 지난 1일 오전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무성 기자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이른바 '용주골' 측과 폐쇄하려는 파주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와 용주골 여 종사자 모임 자작나무회는 지난 1일 오전 파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성매매 피해자를 엄중한 처벌해 달라는 파주시장은 더 이상 여성 인권을 이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어 "성매매 집결지 인근에 설치하는 CCTV는 성매매 단속을 손쉽게 해 성 노동자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자작나무회는 자신의 생활 반경 내에 설치되는 CCTV에 반발해 작업 차량에 직접 올라가서 인권침해를 중단하라고 항의하거나 몸으로 막는 등 생존권 투쟁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파주시는 현재 이 생존권 투쟁에 참여했던 자작나무회 여 종사자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며 "엄벌에 처해달라고 수사를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또 "정작 자신의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는 자작나무회 여 종사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며 엄중한 처벌을 해달라고 고발까지 한 상황은 성매매 피해자라는 표현이 기만일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파주시는 지난 5월 용주골 여 종사자들을 성매매 피해자로 분류하고 자활 지원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조례 시행 후 지난 9월 21일까지 3명이 지원을 받고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지난달 24일 열린 성매매 집결지 폐쇄 파주시청 전 직원 교육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주시 제공김경일 파주시장이 지난달 24일 열린 성매매 집결지 폐쇄 파주시청 전 직원 교육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주시 제공​​​

    파주시, 자활 지원 조례 취소 소송서 승소…직원 교육도


    파주시는 용주골 측에서 제기한 '성매매 피해자 등 자활지원 조례'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고 직원 교육에 나서는 등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용주골 측은 지난 5월 파주시를 상대로 자활 지원 조례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파주시는 지난 7월 7일 조례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 조례안 결정 취소소송에서도 이겼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 정책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는 교육도 지난달 24일 직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열었다.

    이날 교육은 성매매 근절과 성매매 여성의 탈성매매를 위해 20여 년간 성매매 현장에서 수많은 상담 경험을 쌓아오고, 각종 사례를 연구해 온 전문 강사진 2명의 강의와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 필요성과 현장 경험을 생생하게 듣는 시간도 가졌다.

    파주시는 앞으로 5차례에 걸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교육할 예정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살기 좋고 안전한 파주시를 조성하는데 우선적으로 실현해야 할 성평등 현안"이라며 "법을 집행하는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미래세대에 부끄러운 역사를 물려주지 않도록 시대의 소명이라 생각하고 반드시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주 용주골. 파주시 제공파주 용주골. 파주시 제공​​​

    용주골 폐쇄 난항…법원, 위반 건축물 강제 철거 제동


    '용주골'의 위반 건축물에 대한 강제 철거 작업이 법원으로부터 제동이 걸리는 등 파주시의 용주골 폐쇄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달 파주시의 위반건축물 강제 철거 방침에 반발해 용주골 건축주들이 낸 '위반건축물 자진 시정명령 취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며 "이 사건(본안) 판결 선고일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파주시의 집행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파주시는 지난 7월 1단계 정비 대상 위반 건축물 32곳에 대해 행정대집행 영장을 발부한 데 이어 강제 철거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본안 소송이 끝나려면 보통 7~8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파주시의 강제 철거 계획은 당분간 어렵게 됐다.

    파주시는 본안 소송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서 내년 철거 계획을 준비할 방침이다.

    지난달 13일 열린 제242회 파주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파주시의회 제공지난달 13일 열린 제242회 파주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파주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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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매매 집결지 관련 예산 전액 삭감…시장 유감 표명


    파주시가 제출한 추경 예산안 중 '성매매집결지 거점시설 조성 사업' 등 관련 예산 5억 3000만원이 지난달 파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파주시의회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는 공감하지만, 거점시설 조성을 위한 건물 매입이 현시점에서 꼭 필요한지, 매입 대상 시설이 미래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유감을 표명하고 내년 본 예산 심의 시 반드시 의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시장은 "시장과 시의원들 모두가 시민의 대변자인 만큼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부끄러운 유산을 물려줄 수 없다'는 시민들의 이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내년 본예산 심의에서는 성매매 집결지 거점시설 조성 예산을 반드시 의결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파주시의회는 지난 3월에도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과 '성매매집결지 위반 건축물 정비사업' 예산 2억3500만원에 대해 "예산 상정 전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며 전액 삭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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