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오지환. 연합뉴스프로야구 LG의 주장 오지환(33)이 한국시리즈 우승과 MVP(최우수 선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LG는 올해 정규 시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3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
오지환은 올해 정규 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8리(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 6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기록했다. 개인 한 시간 최다인 25홈런을 쏘아 올린 지난 시즌에 비해 타격 면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으나, 노련한 수비로 매 경기 팀을 구해내며 정규 시즌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오지환은 LG 염경엽 감독, 우완 투수 임찬규와 함께 참석해 한국시리즈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LG는 지난 15일 두산과 정규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약 3주간 한국시리즈 준비에 매진했다. 오지환은 "그동안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선수들 모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팬들에게 29년 만의 우승을 꼭 안겨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준우승에 그친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오른 만큼 감회가 새롭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오지환은 과거 함께 했던 선배들과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특히 2014년 KT로 이적한 박경수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돼 묘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오지환은 "내게 짐을 던져주고 떠난 선배들이 많이 생각난다"면서 "옆에 있는 (박)경수 형과 같이 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가장 먼저 인사를 나눴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오지환. 연합뉴스이미 시즌을 마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62년,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한신 타이거스가 3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LG 역시 2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데, 오지환은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나. (텍사스와 한신이) 간절하다 보니 (분위기가) 기울지 않았나 싶다"면서 "우리도 꼭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29년 간 우승을 하지 못한 LG의 한을 상징하는 물건은 다름 아닌 '롤렉스 시계'다. 지난 2018년 별세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한국시리즈 MVP(최우수 선수)에게 지급하라고 남긴 유품이다.
오지환은 우승과 함께 MVP에 올라 롤렉스 시계를 차지하겠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그는 "MVP를 받고 싶다. 내가 받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면서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면 그냥 나에게 주겠다"고 말했다.
함께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임찬규(30)가 "나도 롤렉스 시계를 갖고 싶었는데, (오)지환이 형이 갖겠다고 하니까"라며 한숨을 쉰 뒤 "내가 받으면 지환이 형에게 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오지환은 "MVP에게 주어지는 롤렉스 시계는 내가 갖고, (임)찬규의 시계는 내가 새로 사주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