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8분쯤 강원 동해시 구호동 한 도로에서 육군 원사 A(47)씨가 아내 B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 옹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군 검찰이 아내를 살해한 뒤 교통 사망사고로 위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육군 부사관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8일 제3지역군사법원 제2부 심리로 열린 육군 원사 A(47)씨의 살인과 사체손괴, 보험사기특별법 위반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군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군 검찰은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부터 본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있고 범행 은폐를 수 차례 시도하고 수사기관에도 진술을 번복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보다 신뢰하고 사랑해야 할 배우자를 살해하고 살해 현장을 청소해 은폐하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차에 태워 또다시 사고를 발생시켰다. 사망한 피해자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두 아들,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너무나 큰 마음의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 측은 군 검찰이 범행 동기와 구체적 증거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군 검찰은 범행의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 못했고 피해자가 목이 졸린 흔적도 없었다. 감정 결과 (피해자의) 방어흔도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주장하는 부채나 외도, 우발적 범행을 단정할 수 없고 현장 감식 결과에 대한 의문도 많다. 피고인의 범행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의 사실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최후 변론을 통해 "(아내가) 자살은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아이들의 충격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내의 신앙심을 지켜주기 위해 차로 태우고 가다 정신적 충격이 큰 탓에 눈을 떠보니 옹벽이었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내를 사랑했고 모든것을 다 해주려 노력했다. 지키고 보호하려고 했고 한번 더 참고 생각했어야 했는데 잘못된 판단을 하게 돼 후회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8분쯤 강원 동해시 구호동 한 도로에서 아내 B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옹벽을 들이받는 등 위장 교통 사망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는 발목 뼈가 피부를 뚫고 나올 정도로 심한 골절상을 입었지만 소량의 혈흔 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A씨가 모포에 감싼 B씨를 차에 태운 뒤 수 차례 사고 지점 주변을 맴도는 모습이 확인됐다.
범죄 연루 가능성을 살핀 경찰은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고 그 결과 '경부 압박'과 '다발성 손상'이 사인으로 지목됐고 군은 수사 끝에 A씨를 살인과 사체손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20년 2월 '군 간부 전세금 대부'계약으로 대출 받은 7천만 원을 상환하지 못해 5차례에 걸쳐 납입고지서와 독촉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말까지 누적된 이자는 997만 5천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 5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