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양진호 판사는 8일 살인예비·협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26)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범죄 예고 글에 대해 "피해자가 특정된 협박·살인예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의 범행으로 다수 시민이 상당한 불안을 느꼈을 것으로 보여 피해가 적지 않다"며 "다만 자신의 범행이 기사화된 직후 자수했고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약 5개월 동안 '한국 여성들을 죽이겠다'는 내용이 담긴 글 1700여 건을 올린 행위에 적용된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 게시글로 인한 피해자 수가 특정되지 않았고 일부 부적절하고 저속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피해자들에게 공포나 불안을 유발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7월 24일 신림역 인근을 지나는 여성을 살해할 목적으로 길이 32.5cm의 흉기를 구매하고, 인터넷 게시판에 "수요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날은 조선(33·구속기소)이 신림역 인근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을 벌여 20대 남성을 살해한 지 3일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