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 박종민 기자지난 8월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올라왔던 '살인예고'가 경찰의 강경 대응 이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현역 사건이 발생한 지난 8월 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경기남부경찰청에 접수된 온라인 살인예고 사건은 총 114건으로, 경찰은 이 중 74명을 검거했다.
살인예고 사건의 87%인 99건(60명 검거)이 서현역 사건이 발생한 지난 8월에 몰렸다. 서현역 흉기난동 직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남 오리역에서 흉기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예고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텔레그램 단체채팅방에 "8월 4일 칼부림을 하겠다. 이유는 전 여자친구가 근처에 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 글을 시작으로 온라인상에선 서현역 사건의 공포심을 악용한 모방범죄가 지속됐다. 닷새 뒤인 8월 8일에는 A(20대)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울숲역에서 엔터테인먼트사인 B사의 임직원 9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구속됐다. A씨는 B사의 연예인이 자신의 팬심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달 4일에는 C(20대)씨가 한 유튜브 영상 댓글에 "놀이동산에 놀러온 가족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성 댓글을 남겼다가 구속됐다. 이틀 만에 붙잡힌 C씨는 서현역 사건을 저지른 최원종을 영웅시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서현역 사건의 유사·모방범죄가 늘어나자 경찰은 모니터링과 수사를 강화했다. 특히 경찰은 살인예고글을 올린 초등학생도 입건하고 소년부 송치하는 등 연령이나 범행동기에 예외없이 대응했다.
경찰의 강경대응 이후인 9월 온라인 살인예고 사건은 11건(검거 8명), 10월은 4건(6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달에는 관련 사건이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최근에 접수된 사건들은 서현역 사건처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게 아닌, 개인 원한을 표현한 예고글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무분별한 살인예고 글에 대해 협박죄 등을 의율하고, 위험 가능성이 클 경우엔 체포나 압수수색 등 적극 수사를 하기로 했다. 또 포털사이트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관련글은 삭제·차단하는 한편, 작성자에 대한 자료 보존을 요청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현역 사건 이후 살인예고글이 무분별하게 올라왔다"며 "국가적 혼란과 불안감을 막기 위해 적극 대응했으며, 향후에도 예외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저지른 최원종은 지난 8월 3일 오후 5시 56분쯤 모닝차량을 몰고 서현역 AK플라자 분당점 앞 버스정류장으로 돌진해 행인들을 들이받고,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1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