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자로 나선 김성근 감독. 연합뉴스KBO 리그의 전설적인 지도자인 김성근(80) 전 한화 감독이 한국시리즈 시구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의 시구를 맡았다. 김응용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과 함께 공동 시구자로 나섰다.
KBO 리그 41년 역사에서 통산 2000경기 이상 소화한 감독은 이들 3명뿐이다. 김응용 전 감독이 2910경기로 이 부문 1위이고, 김성근 전 감독이 2651경기, 김인식 전 감독이 2056경기로 뒤를 잇는다.
이들은 과거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제자들과 특별한 시구, 시포 행사를 통해 이날 한국시리즈 5차전 무대를 빛냈다. 전 SK(현 SSG) 포수 박경완, 전 해태(현 KIA) 포수 장채근, 전 두산 포수 홍성흔이 시포를 맡았다.
김성근 전 감독은 통산 2651경기를 지휘해 1388승을 거뒀고, SK 사령탑 시절이던 2007~2008년, 2010년 총 3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 SK에서 함께 우승을 일군 제자 박경완과 이날 시구, 시포 호흡을 맞췄다.
시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김성근 전 감독은 "3명이 (시구에) 나온다고 해서 기회라고 생각했다"면서 "대단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라고 미소를 지었다. 시구 전 몸을 풀기 위해 몇개의 공을 던졌는지에 대해서는 "3개"라고 답했다.
LG는 준우승에 그친 지난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당시 사령탑이 김성근 전 감독이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이날 LG의 경기에 시구를 맡아 감회가 새로웠다. 그는 "(21년 전) 제일 아쉽게 졌다"고 떠올린 뒤 "오늘 어떻게 해줄지 기대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당시 김성근 전 감독에게 패배를 안긴 사령탑은 삼성을 이끌던 김응용 전 감독이다.
현재 LG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고 있다. 7전 4선승제 한국시리즈에서 이날 마지막 1승을 거두면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앞서 한국시리즈 4경기를 지켜본 김성근 전 감독은 "2~경기 정도 봤는데, 3차전을 보다가 졌다 싶어서 텔레비전을 껐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날 보니까 LG가 이겼던데, 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LG가 진 줄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LG는 3차전에서 5 대 4로 앞선 8회말 3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으나, 9회초 오지환의 3점으로 다시 재역전해 8 대 7 승리를 거뒀다. 김성근 전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이 나오면서 뒤집어지는 경기가 유독 많더라"라고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