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신임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가 1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국방부 별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의장(합참의장) 후보자가 최근 3년 동안 근무시간에 총 5700만원의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북한이 초음속 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날에도 많게는 수십차례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14일 한국거래소(KRX)로부터 제출받은 김 후보자 주식 거래 내역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1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근무시간 내 52차례에 걸쳐 총 5700만원의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는 적게는 만원 단위서부터 많게는 1100만원에 달하는 주식을 수시로 매수·매도했다. 거래가 이뤄진 시간은 통상 오전 10시~11시, 오후 2시~4시 사이였다. 김 후보자가 2021년에 거래한 주식 금액은 약 1075만원, 지난해 3449만원, 올해 1241만원이다.
김 후보자는 2021년부터 2022년 6월까지는 국방부 국방개혁실의 국방운영개혁추진관으로 근무했고, 이후 해군본부 참모차장, 올해는 해군작전사령관으로 재직했다.
특히 안보상 시급을 요하는 때에도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한 지난해 1월5일 '케이탑리츠' 주식 351주를 49만8680원에 매수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난해 1월17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 ETF와 'KBSTAR 미국 S&P500' ETF 주식을 24차례 매수했다. 액수는 2만원에 달한다.
김 후보자는 또 북한이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호'를 공개한 지난 9월8일에도 오전 10시36분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 ETF를 30만원어치 매수했다.
이에 대해 안규백 의원은 "국방부 요직에 있으면서 북의 미사일로 안보가 엄중한 상황에 근무시간 중 주식거래가 말이 되나"라며 "찰나의 시간이라도 국방 요직자가 주식창을 들여다보는 순간, 그 순간이 바로 안보 공백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김 후보자 자녀의 학교폭력 의혹까지 주장하며 부적격 인사라고 꼬집었다. 국방위 소속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김 후보자 자녀가 2012년 5월 중학교 재직 시절 교내 화장실에서 벌어진 집단 폭행해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부산교육청 및 해당 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 자녀는 동급생 5명과 피해자를 집단폭행했고, 이후 가장 경미한 '1호 처분' 징계를 받았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권 자녀 학폭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며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에 이어 벌써 4번째다"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2012년에 있었던 일이라고는 하지만 인사검증에 걸러지지 않았다니 윤석열 대통령은 학폭쯤은 애교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김명수 후보자의 자녀는 집단 폭행의 가해자였지만, 가장 낮은 1호 처분을 받아 피해자에 대한 서면사과로 사건이 종결됐다. 학폭 무마가 강하게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중학교는 인근의 군인 자녀들이 많이 다녀 피해자 가족이 김 후보자의 하급자였을 가능성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던졌다.
강 대변인은 또 "김명수 후보자 본인은 지난 2년간 근무 시간에 수십 차례나 주식을 거래했고 심지어 북한 도발 기간에도 주식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당시 작전 요원이 아니었다는 말 같지 않은 변명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무리 아사리판 인사를 일상으로 하는 윤석열 정부라지만 군의 지휘·감독권을 북한 도발 기간에도 주식 거래한 인사에게 맡기려 하는 것은 해도 너무 하지 않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당장 철회하고, 거듭된 검증 실패와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