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 자료사진. 연합뉴스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열흘 전에 제가 여러 사람을 통해서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했는데,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냥 지금 하는 것을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이와 함께 "혁신안에 대통령이 개입하진 않겠다"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임기 중 윤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없느냐'는 질문에 "봐야죠"라며 "(혁신위가) 끝날 무렵에 (활동) 요약을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의견을 거침없이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전날 이른바 '윤핵관' 등에 대해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쪽으로) 100% 움직일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이날 다시 "조만간 움직임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이분들은 대한민국 반역자도 아니고 각을 세우는 사람들도 아니고 나라를 사랑한다"라고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장제원 의원을 필두로 한 이른바 '김-장 연대' 그리고 이준석 전 대표 등은 인 위원장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때 윤핵관과 이 전 대표가 당권을 놓고 이전투구(泥田鬪狗)했던 것을 감안하면 180도 분위기가 바뀌어 오월동주(吳越同舟) 격으로 혁신위와 대립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장제원 의원 자료사진. 연합뉴스
포문을 먼저 연 쪽은 혁신위였다. 2호 혁신안으로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 '지도부', '중진 의원' 등에 대한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의 '용퇴'를 권고했다. 이어 화답이 없자, 다시 인 위원장이 나서 "우유를 마실래, 매를 좀 맞고 마실래"라고 재차 압박했고, 이에도 응답이 없자 오는 12월말까지인 임기를 단축하는 '혁신위 조기 해산' 움직임까지 나온 상황이다.
김-장 연대도 가만히 있지 않고 적극 응수하는 분위기다. 14일 김 대표가 "당의 기강, 리더십을 흔들고 있다"라고 혁신위를 비판했고, 장 의원은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자신의 지역에서 버스 수십대를 동원해 세(勢) 과시를 한 데 이어, 12일 지역의 한 교회에서 간증에 나서 "권력자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라며 윤 대통령까지 겨냥한 실정이다.
김 대표는 다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또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혁신위가 재차 삼차 압박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인 위원장이 이날 윤 대통령 메시지를 소개했고, 이에 앞서 전날 심야 혁신위에선 "혁신위를 흔들지 말라"는 취지의 성명서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조기 해산', '성명서 발표' 등의 혁신위 안건 등을 일단 보류하고 "좀 더 기다려 보자"라는 입장으로 상황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