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호소하는 손흥민. 연합뉴스한국 축구 대표팀의 '대들보' 손흥민(토트넘)이 거친 태클에 나뒹구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교체 없이 풀타임을 뛰며 한국의 대승에 기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마무리했다. 조규성(미트윌란), 황희찬(울버햄프턴), 손흥민, 황의조(노리치시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연속골에 힘입어 5 대 0 완승을 거뒀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은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손흥민은 "결과를 떠나서 쉽지 않은 경기였던 것 같다"면서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런 경기가 많아질 것 같고, 오늘 경기도 분명 좋은 훈련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첫 단추가 가장 중요한데, 다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오는 21일 중국 원정을 앞두고 각오를 다진 것.
손흥민은 후반 17분 전매특허인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팀의 3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그 포지션에서 많이 연습을 했고, 매번 그 위치에서 슛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은 것 같다"면서 "훈련량이 많아서 늘 자신감이 있는데 오늘은 공의 궤적을 봤을 때 파워, 속도 등 모두 느낌이 좋았다"고 득점 장면을 떠올렸다.
손흥민 '내 마음 속에 저장'. 연합뉴스4 대 0 으로 앞선 후반 중반에는 상대 수비의 거친 태클에 쓰러지기도 했다. 손흥민이 고통스러워하며 좀처럼 일어서지 못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4천여 명의 팬들은 걱정 어린 시선으로 숨 죽여 지켜봤다.
다행히 손흥민이 통증을 털고 다시 일어서자 팬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손흥민은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투혼을 발휘해 90분을 모두 소화했다.
손흥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오래 누워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다리에 살짝 감각이 없었다. 지금은 괜찮다"면서 "모든 선수가 작은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나 하나 아프다고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뛸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쐐기골을 터뜨리며 A매치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이강인의 활약도 돋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면서 "한국 축구에 행복한 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주장' 손흥민 역시 이강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축구 선수로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현상인 것 같다"면서 "재능 있는 선수가 부담되지 않게, 지금처럼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수험생들을 향한 덕담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수험생분들이 너무 많은 고생을 하셨다. 앞으로의 꿈을 응원하겠다"면서 "실수도 하면서 배우는 거다. 사회와 인생에 대해 많이 배우면서 용기를 가지고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