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핵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일본 정상이 1년 만에 머리를 맞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었다 .
두 정상은 모두발언을 통해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며 회담은 훈훈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시 주석은 "평화공존, 세대우호, 상생협력, 공동발전은 중일 양국 인민의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정확한 방향"이라며 "양국은 역사의 대세를 파악하고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며 공동 이익에 주목해 이견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일본과 중국은 지역과 국제사회를 이끄는 대국으로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할 책임이 있다"며 "다음 세대를 위해 더 밝은 양국 관계의 미래를 열도록 힘을 합치고자 한다"고 호응했다.
하지만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양측은 핵오염수 해양 방류와 수산물 수입 금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대만해협 문제 등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 문제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면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의 즉각적인 철폐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이에 시 주석은 "핵오염수 해양 배출은 인류의 건강, 전 세계 해양환경, 국제 공공이익에 관련된 문제"라며 "일본은 국내·외의 합리적인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책임감 있고 건설적인 태도로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양측은 오염수 해양 배출 문제와 관련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적절한 방법을 찾기로 합의했다고 CCTV는 보도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8월 24일 핵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고, 중국은 이에 반발해 이날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와함께 기시다 총리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내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중국이 설치한 부표를 즉시 철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구속된 일본인의 조기 석방도 촉구했다.
이에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신의를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양국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주도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동참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양국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17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