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을 알리는 거리공연이 열렸다. 부산시 제공"1차 투표에서 1위를 하지 못한 최초의 엑스포 개최지가 될 수 있을까?"
대한민국 부산이 1928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설립 이후 95년 만에 처음으로 1차 투표에서 1위 자리를 내주고도 '위너(winner)'가 되는 대역전극을 준비하고 있다.
28일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총회에서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가 결정된다.
대한민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곳이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BIE회원국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투표에서는 BIE 182개 회원국 중 180국이 한 표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2개국은 BIE분담금을 미납해 투표권을 잃어버린 것으로 전해진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120개국) 득표하는 곳이 나오면 해당 도시가 개최지로 결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최하위를 제외한 나머지 2개 후보지를 놓고 2차 투표를 진행해 다득표한 곳이 개최지가 된다.
후보지별 강세 지역을 보면 사우디는 문화권과 오일머니를 통한 직접 공략으로 중동(19개국)과 아프리카(49)에서 많은 표를 쓸어 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은 아시아(20개국)와 미주(32개국)에서 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49)은 표가 분산될 것으로 보이는데, 또 다른 후보지인 이탈리아 로마가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이다.
태평양 도서국(13개국)은 혼조세를 띄고 있어 캐스팅보트로 주목받고 있다.
1차 투표에서는 사우디의 강세가 예상된다.
정부와 부산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우디 리야드는 1차 투표에서 80표 이상, 많게는 100표에 육박하는 표를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개최지 결정 골든 포인트인 120표에는 근접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부산은 1차 투표에서 70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는 10~20표를 얻을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정부는 리야드와 부산이 남은 2차 투표에서 대역전극을 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우디 지지를 선언한 국가 중 10여 곳이 2차 투표에서 대한민국으로 표심을 바꿔야 한다.
실제, 대한민국이 본격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들기 전 사우디를 지지했던 일부 국가들이 2차 투표에서는 부산 지지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1차 투표에서 대한민국을 찍은 국가가 지지를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20표 이상의 격차가 좁혀지는 것이다.
로마를 찍었던 표를 흡수하는 것도 관건이다. 오일머니보다 우리기업들과의 기술교류에 관심이 있는 유럽 국가들이 1차 투표에서 로마를 지지할 것으로 보여 대한민국에는 유리한 조건이다.
아직 표심이 확인되지 않은 몇몇 국가들의 선택도 개최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2차 투표에서 기권을 하는 사례도 적잖이 있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차에서 사우디를 지지했더라도 2차에서 한국을 지지할 수 있는 나라들이 있다"며 "설령 1차 라운드에 한국이 표가 좀 적더라도 2차 라운드에서는 충분히 역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