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카카오지원총괄. 연합뉴스소셜미디어를 통해 카카오 경영실태를 폭로한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이 스스로 카카오 내부 규칙 위반을 인정하며 징계를 요청했다. 내부 폭로는 욕설 언론 보도로 인격 살인을 당해 방어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총괄은 지난 3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스스로 윤리 위원회에 저에 대한 징계 여부를 요청했다"며 "100대 0 원칙 위반"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내부 원칙인 '100대0' 원칙은 '카카오 내부에서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100%) 외부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보안을 유지하자(0%)'는 뜻이다. 그는 "저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공식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결과에 따르겠다"면서 "많은 크루(직원)들에게 걱정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글을 썼는지에 대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연일 언론 기사를 통해 완벽하게 인격 살인 당했다"면서 "당시에는 저를 적극 방어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글도 올리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적극 해명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하지만 움츠러들거나 위축되지 않고 계속 (쇄신을) 추진해서 발본색원하고 회사를 리뉴얼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진환 기자앞서 김 총괄은 지난달 28일 자신이 카카오 직원 업무보고를 받던 중 고성과 함께 'XXX'라는 욕설 갑질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려 욕설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골프 회원권과 연봉 불균형 문제를 포함해 건설 프로젝트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한 문제점들을 언급했다. 특히 제주도 유휴 부지 공사와 관련해 한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에 분노해 문제의 욕설을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총괄이 지목한 카카오 내부 임원과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등 내홍이 크게 불거졌다. 결국 홍은택 대표가 수습에 나섰다.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 아레나, 제주 ESG 센터 등의 건설 과정 등 김 총괄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착수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김범수 창업자가 주재하는 6차 비상 경영회의를 열고 최근 진행 중인 모빌리티 업계 간담회 및 제도 개편 내용을 점검하는 등 경영쇄신 방안 진행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카카오 노조는 회의가 열린 본사에서 인적 쇄신과 직원의 경영쇄신 활동 참여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위원장은 "요구한 사안에 대해 (회사로부터) 어떤 답변도 오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비상 경영회의에서 이 내용이 논의될 수 있도록 피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주 경영진 비리와 폭언에 대한 조사, 노조의 경영 쇄신 참여를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