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이 시험 시작에 앞서 막바지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킬러문항이 배제된 채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려운 불수능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영역 만점자는 1명만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7일 발표했다.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지난해(134점)에 비해 16점이나 올랐다. 지난 2019학년도 150점에 이어 가장 어려웠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웠는지 쉬웠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고, 시험이 쉬우면 내려간다.
국어의 1등급컷(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구분점수)도 지난해 126점에서 올해 133점으로 7점이나 올랐다. 만점자 수는 지난해 371명에서 올해 64명으로 크게 줄었는데, 이는 2022학년도 28명 이후 최저로 역대 2번째로 적은 규모다.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으로 지난해(145점)보다 3점이 올랐다. 2020학년도 149점 이후 가장 어려웠다. 1등급컷은 지난해와 같은 133점이다. 만점자는 지난해 934명에서 올해 612명으로 줄어, 2018학년도(527명) 이후 가장 적었다. 수학 만점자는 역대 3번째로 적었다.
지난해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보다 11점이나 높게 형성되면서 이과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는데, 올해는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수학보다 2점 높게 형성됐다.
대성학원 김원중 입시전략실장은 "2024학년도 정시에서 국어의 영향력이 수학에 못지않게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8학년도 절대평가가 도입된 영어 영역에서는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4.71%로, 가장 어렵게 출제된 2019학년도 5.30% 기록을 깼다.
탐구영역의 경우 1등급컷은 사회탐구 63~68점, 과학탐구 65~71점, 직업탐구 64~70점으로 나타났다. 절대평가인 한국사 1등급 비율은 18.81%로 지난해 28.88%보다 낮아졌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제2외국어/한문영역의 경우 원점수 45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아랍어Ⅰ' 1.65%, '독일어Ⅰ' 2.77%인데 비해 '중국어Ⅰ'은 14.66%로 과목별 편차가 컸다.
전 영역 만점자는 졸업생 단 1명으로 지난해 3명보다 줄었다.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2021학년도 6명이었으,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린 2022학년도에는 1명이 나왔다.
입시업계에서는 수능 시험을 얼마 안 남겨두고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세워진데다 수능 당국이 변별력 확보를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불수능을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수능 시험을 얼마 안 남겨두고 정책 변화가 갑작스럽게 이뤄진 가운데, 킬러문항을 빼고 변별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난이도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에는 44만4870명이 응시해 지난해에 비해 2799명이 줄었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8일 교부된다.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는 12월 15일까지 이뤄지고, 내년 1월 3일부터 6일까지 대학별로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