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힘: 인터넷 언론이 미래를 이끈다' 노컷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정우택 국회 부의장(가운데), 김진오 CBS 사장(오른쪽), 박상용 CBS미디어캐스트 대표이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컨퍼런스가 '세상을 바꾸는 힘: 인터넷 언론이 미래를 이끈다'를 주제로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 1부에서 김진오 CBS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이 변곡점이다. 어떻게 하면 노컷뉴스가 활력을 갖고 더욱 명성을 쌓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제2의 도약으로 노컷뉴스가 2백년, 2천년 뒤에도 영속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정우택 국회 부의장은 축사에서 "노컷뉴스의 본질은 생동감 넘치는 기사, 양질의 콘텐츠, 시시각각 원활한 독자와의 소통에 있다. 이 세 가지가 창간 20주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정론직필의 사명을 갖고 사회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는 데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축하 영상을 통해서도 △육순종 CBS 이사장 △김진표 국회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배구선수 김연경 △야구선수 이정후 △탁구선수 신유빈 △그룹 에스파 등이 노컷뉴스 창간 20주년을 함께했다.
2부에서는 인터넷 언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주제발표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한국외대 문재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힘: 인터넷 언론이 미래를 이끈다' 노컷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터넷 언론: 진실성과 공정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첫 번째 주제발표 '언론의 진실성과 공공성'에서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으로 미국에서는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높게 치는데, 독일은 '인간의 존엄성'에 무게를 둔다"며 "존엄성에서 인격권이 도출되는데, 이것이 언론의 자유와 충돌할 때 미국에서는 언론 쪽으로, 독일과 이 나라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에서는 언론 보도 피해자 쪽으로 추가 기우는 경향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사상적 근거로 흔히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을 이야기한다. 문제는 사상의 자유시장이 실제 작동하는가에 있다. 작동한다면 언론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며 "몇 개뿐인 지상파 방송이 언론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때는 사상의 자유시장이 없기 때문에 '공정성'이 중요시된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 공정성 개념은 과도하게 이념화된 경향이 있다. 사상의 자유시장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공정성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사회에서 공정성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것은 예전 지상파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상파 중심으로 법제화된 상태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면 공정성을 무기로 아성을 쌓는 경우도 있다."
그는 "지상파 위주로 만들어진 방송법으로 인해 케이블TV, IPTV 등으로 방송 환경이 바뀌면서 없어졌어야 할 부분을 계속 강요하는 셈"이라며 "공정성은 윤리로 자리할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 인터넷 언론은 신문보다 더 자유로운 매체이니 법적으로 공정성을 강요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사상의 자유시장은 다양한 견해를 갖고 소통하면서 올바른 길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사람들이 개별화된 뉴스, 개인에 맞춰진 뉴스에 계속 접속하다 보면 그걸 이용해서 특정 정보만 보여줌으로써 민주주의의 위기를 낳을 수 있다"며 "유럽은 가짜뉴스 등 유해 정보를 규제하려는 입장인데, 내년 2월 17일부터는 규모와 관계 없이 모든 플랫폼에 글로벌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법제가 유럽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우리 법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문 교수는 "언론 자유의 논거가 되는 사상의 자유시장이 작동되지 않는 영역은 가짜뉴스와 공정성"이라며 "공정성은 방송에서 시작됐기에 신문과 인터넷 뉴스에 적용되기 힘들지만, 반론권은 적용이 된다. 이때 보통 반론보도를 싣는 형태로 조정된다"고 했다.
한림대 미디어스쿨 김경희 교수가 1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힘: 인터넷 언론이 미래를 이끈다' 노컷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터넷 언론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어진 두 번째 주제발표 '인터넷 뉴스의 과거, 현재, 미래'에서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인터넷 뉴스 생태계를 4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1단계(1995~2003/2004년)는 시민저널리즘의 실천,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인터넷 여론의 승리 등으로 대표된다. 김 교수는 "뉴스 생산자인 인터넷 언론사 입장에서는 신중한 검토 없이 자사 뉴스를 포털로 넘겨버린 것이 지금 왜곡된 뉴스 생태계 구축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단계(2003/2004~2007/2008년)는 네이버와 다음의 블로그 시작, 포털 중심 뉴스 소비 패턴 정착, 여론 형성의 중심이 된 포털, 인터넷의 공공의제 설정을 통한 현실 참여 등으로 정리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2단계에서 언론사의 경우 생태계 변화의 주도자 역할을 못하고 자사 중심적 보도 행태를 보였다"며 "이용자의 경우 포털·언론사 영향 없이 독자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이 시기 혐오 발언이나 타인 명예·사생활 침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단계에서 언론사가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지금보다는 더 주도적인 위치를 맡았을 텐데, 그렇지 못한 탓에 3단계(2008/2009~2012/2013년)에서 언론의 본질을 상실한 보도가 계속 이어졌다"며 "이는 결국 4단계(2013/2014~2019년)에서 언론 위상 하락과 1인 동영상뉴스 부상, 허위·조작 뉴스 유통 등 혼란기로 이어졌다. 4단계는 세월호 참사 등으로 언론사 성찰이 이뤄지는 시기이기도 했는데, 이용자 감소와 광고 수입 감소 등으로 대안을 찾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료로 디지털뉴스를 이용하는 20, 30대 MZ세대 비율이 11%로 가장 높은데, 이들은 뉴스의 품질과 차별성을 중요시한다"며 "인터넷 언론이 좋은 품질의 기사를 생산하고, 플랫폼이 좋은 뉴스를 배열하는 얼고리즘을 개발하고, 이용자가 좋은 뉴스를 골라 읽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면 언론의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외대 민경중 초빙교수가 12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힘 : 인터넷 언론이 미래를 이끈다' 노컷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 참석해 '노컷뉴스와 테크저널리즘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마지막 주제발표에서는 CBS 재직 당시 노컷뉴스를 만든 민경중 한국외대 초빙교수가 '노컷뉴스와 테크저널리즘의 미래'를 펼쳐냈다.
민 교수는 "라디오 기자 시절 보도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60, 70년대 엄혹했던 시절 선배들의 릴 테이프를 들었는데, 자신의 릴 테이프가 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언론의 자유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며 "노컷뉴스라는 이름에는 진실을 자르지 않으려 애써 온 이러한 CBS의 올곧은 정신이 박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즈는 전기차에서 AM라디오가 제외된다고 보도했다. 비용을 줄이려는 생산자 입장에서 사람들이 더 이상 안 듣는 AM라디오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미국 의원들은 재난 등 비상 상황을 멀리 전파하기 위해서는 AM라디오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는데, 누구나 갖고 있는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베이징에 갔을 때 급하게 걷다가 넘어졌는데, 스마트폰을 통해 긴급 구조 신호가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달되더라"며 "이런 시대에 라디오의 필요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매체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가 늘 있어 왔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1987년 외국 기자들이 노트북 쓰는 모습을 본 한국 기자들은 신세계를 경험했다. 수첩에 쓴 기사를 전화로 읽으면서 전달하던 우리 기자들에게는 충격이었다. 한국 기자들에게 노트북이 보급된 때는 1994년인데, 개인적으로 1988년부터 18대의 노트북을 자비로 구입해 활용했다. 테크저널리즘 시대는 가상현실, 인공지능과 결합된 저널리즘을 불러낼 것이다."
민 교수는 "언론의 위기는 늘 있어왔다. 2004년 노컷뉴스를 만들고, 핸드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은 물론 포털의 모든 것을 연계한 시스템을 만들었을 즈음 '온라인 기자는 기자가 아니'라는 논란이 있었다"며 "이러한 비판을 하던 유수 언론사들이 지금은 오히려 완벽하게 변신하고 있다. 결국 전통의 프로들만 뉴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고집하지 않는 데 노컷뉴스의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