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AI 칩 MI300X 출시. 연합뉴스반도체 업황 회복이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11월 반도체 수출이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가동률도 상승하면서다.
엔비디아에 이어 AMD와 인텔이 AI(인공지능)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면서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의 향후 수요는 더 폭발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반도체 업계의 재고 수준이 상당해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1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2.9% 증가한 95억 달러(약 12조 5300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6개월 만의 플러스 전환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의 가동률이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의 가동률이 3분기 말 30% 수준에서 연말 40~50%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 가동률도 3분기 70%에서 연말 75~80%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생산의 40%를 담당하고,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의 40%를 맡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반도체 한파 속에서 업계 전체가 감산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중국 공장의 가동률 회복은 업황 회복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의 내년 전망이 밝은 이유는 또 있다. 엔비디아가 독점하던 AI 반도체 시장에 AMD와 인텔이 뛰어들면서다.
AMD의 AI용 반도체 'MI300'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등 10개 회사가 채택할 예정이다. 인텔이 내년 출시할 '가우디3'는 HBM 탑재 용량을 1.5배 늘렸다. 이같이 경쟁 체제가 된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450억 달러(약 59조 원)에서 2027년 4000억 달러(약 527조 원)로 약 9배 성장할 전망이다.
연합뉴스여기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제미나이(Gemini)'를 공개했다. 이후 시연 동영상이 편집된 조작 논란이 일고 있지만, AI에 대한 빅테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AI 경쟁은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를 이끌고, AI 서버용 반도체에 탑재되는 HBM에 대한 기대도 높인다. HBM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내년 HBM 생산 물량의 판매가 사실상 완료된 상황에서 수요 확대는 '공급 부족' 현상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재고에 대한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평가한다. △스마트폰 △PC △서버 등 시장의 반도체 유통 재고가 정상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수요 불안의 영향도 여전해 향후 재고 수준을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12월 1~10일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한 원인도 재고 불안의 영향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