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이낙연 전 대표. 류영주·윤창원 기자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론이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연쇄 회동하며 당의 단합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다만 이 대표 역시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의 비판과 소통 요구에 좀처럼 응답하지 않으면서 다시 한번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는 18일 영화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 참석해 김부겸 전 총리와 잠시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관련해 김 전 총리는 기자들에게 "야당의 큰 물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대표가 더 노력해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에 모두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두고 민주당 의원 117명이 반대 연명을 벌이는 등 당내서 지지를 얻지 못하며 고립되는 분위기다. 최근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지만 거센 반대 여론에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까지 보였다. 그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민주당이 획기적으로 변할 의지를 보인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서 당 지도부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과 같은 당내 혁신 방안에 공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오는 20일과 28일 김 전 총리와 정 전 총리를 각각 비공개로 따로 만날 예정이다. 두 총리를 만나면서 이 전 대표를 고립시키고 지지층 단결을 이루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두 총리는 이 대표에게 무조건적으로 힘을 실어주지 않고 선거제 개편을 지적하고 쇄신 요구에 미온적이라는 등 쓴소리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가 계속해서 이 전 대표 및 당내 소수파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지 않으면 당내 분열이 커지고, 이 대표 역시 다시 한번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이철희 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문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옳다면 수용해서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그냥 '잘못했다, 그만해라'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같은 당 유력한 정치인을 대하는 태도인가"라고 꼬집었다.
현재까지 '통합 비대위 전환'과 같은 비주류의 요구에 이 대표 측은 대체적으로 "말이 되느냐"라는 반응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도 CBS노컷뉴스에 "이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려면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에 대한 답을 들고 가야 한다"며 이 대표의 소통방식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관련해 당대표실 관계자는 "이 대표는 누구든지 소통한다"면서도 "이 전 대표를 만날 의지는 있지만 아직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