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주 화요일, 질문하는 기자 시간입니다. 내년 4월 총선 앞두고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결국 임명된 지 석 달도 안 돼 교체됐습니다. 여당 국민의힘 내부에선 수도권 험지인 수원 출마를 위해 방 장관을 차출한다는 설이 이달 초부터 돌았는데요. 이정주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서 오세요.
[기자] 반갑습니다. 산업부 이정주입니다.
[앵커] 결국 교체됐습니다. 그제죠, 지난 17일 대통령실에서 신임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명했네요. 방 장관 교체 직후 대통령실에서도 총선 수원 차출을 부인하진 않고 사실상 인정하는 듯한 답변이 나왔어요. 방 장관 재임 기간이 얼마나 된 거죠?
[기자] 방 장관은 정확히 지난 9월 13일 인사청문회를 거쳐 9월 20일에 임명됐습니다. 지난 17일 새 장관 지명 시점을 고려하면 방 장관은 2개월 28일 만에 교체된 겁니다. 역대 최단기간입니다. 산업부 홈페이지에서 제가 좀 찾아봤는데요. 산업부가 이전엔 지식경제부 등 명칭 변동이 있긴 했습 다. 독재 정권을 제외한 문민정부 이후 최단기 재임 장관은 1996년 12월 20일부터 1997년 3월 6일까지 재임했던 통상산업부 안광구 전 장관으로, 기간은 총 3개월 26일이었습니다. 방 장관이 이 기록을 깬 겁니다.
[앵커] 수원 출마를 위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방 장관을 강력하게 원했나요? 질문하는 기자의 질문과 답변은 어땠습니까.
[기자] 처음엔 당에서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서 제가 추가 취재를 좀 해봤습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방 장관의 짧은 재임 기간 때문에 부담이 있었는데 용산 대통령실에서 강력하게 원했다"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여당인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열세라는 전망이 나오자, 새 인재 영입에 나서면서 수원 출신인 방 장관 영입에 공을 들인 겁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창원 기자[앵커] 그래도 이건 너무 무책임한 인사 같은데요. 산업부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역대 최단기간에 부처 수장이 교체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깁니다. 내색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수장이 교체되면 그에 따른 연쇄 인사 이동이 불가피합니다. 업무에 집중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죠. 일각에선 "'수'출과 '원'전 챙기라고 산업부 장관으로 보냈더니, 결국 '수원'으로 출마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앵커] 우리 방송에서도 자주 다뤘지만, 현재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요소수 사태, 한전 위기 등 산업부 현안이 산적하잖아요?
[기자] 사실 정무직 장관의 총선 출마로 인한 교체가 이번 방 장관이 첫 사례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문제가 되는 건 크게 2가지 이유에섭니다. 산업부는 현재 IRA, 요소수 대란, 정전 사태, 원전 예산 등 주요 현안을 맡고 있는데 수장 교체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SMR, 소형원전 예산은 이달 초 전액 삭감되면서 야당과 추가 협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진두지휘할 수장이 공석인 겁니다.
[앵커] 또 하나 이유는 뭔가요?
[기자] 앞서 언급했듯이 장관 재임 기간이 2개월 28일로 짧아도 너무 짧다는 겁니다. 장관 취임 직후부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해외 출장을 다닌 기간을 고려하면 실제로 방 장관이 업무에 매진한 시간은 한 달 내지는 한 달 보름 가량밖에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수원정 출마 기자회견 하는 이수정 교수. 연합뉴스
[앵커] 여당은 이수정 경기대 교수 등 '수원벨트'에 투입할 인재가 필요하단 건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기자] 현재 수원의 5개 지역구는 모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수원에 나갈 새 인물 영입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얼마 전 수원 출신인 박지성 전 선수를 언급하는 등 각종 해프닝까지 있었습니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거죠. 방 장관은 수원의 명문이라 불리는 수성고 출신이라 수원 벨트에 묶였습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새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안덕근 후보자의 평은 어떻습니까.
[기자] 안 후보자는 직전까지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냈습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등 교수 출신으로 국제통상 전문가입니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 덕원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부처 내에선 안 후보자의 인품이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