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김기동 감독. 연합뉴스FC서울은 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지는 악몽을 꿨다. 2019년 K리그1 3위로 다시 날개를 폈지만, 2020년부터 4년 연속 파이널B에 머물렀다.
서울이 옛 영광 재현을 위해 선택한 카드는 김기동 감독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5년 동안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며 서울을 상대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서울이 위였다. 김기동 감독도 서울을 까다로운 팀으로 꼽았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이 본 서울의 문제점은 '조직력'이었다. 흔히 말하는 팀으로 뭉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김기동 감독은 부임 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장 먼저 변화를 준 것은 선수단이다. 서울은 지난 2일 베테랑 지동원을 비롯해 비욘 존슨, 정현철, 강상희, 김진성, 김성민, 김윤겸 등 7명과 계약을 종료했다. 동시에 7명을 내보내는 것은 꽤 파격적인 행보다.
김기동 감독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구단과 미팅을 통해 변화를 이야기했다. 몇 년 동안 성적이 안 좋으면서 감독들만 책임을 지고 나갔다. 성적이 안 좋은 부분은 서로의 책임이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 느꼈다. 이제 세대교체도 이루면서 탄력을 가지고 가야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서울의 움직임은 조용하다. 흔히 말하는 오피셜은 윌리안의 완전 이적이 전부다.
김기동 감독은 "내가 왔으니 좋은 선물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기본적으로 개인 능력에 치우치지 않고, 팀으로 하는 축구를 좋아한다. 볼을 오래 끄는 선수보다 직선적으로, 빨리, 정확하게 앞으로 보내주는 미드필더를 원한다. 수비에서는 터프한 선수, 공격에서는 빠르면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 개인 역량보다는 내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찾고 있다"고 향후 선수단 개편 방향을 설명했다.
기성용의 재계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성용은 서울과 계약이 끝난 상황. 김기동 감독은 기성용의 잔류를 원했다. 서울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에서 전방 압박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서울전은 기성용이 있어서 힘들었다. 탈압박, 빌드업 능력이 너무 좋다. 이제 같은 팀으로 하게 됐으니 반대로 골키퍼부터 전방으로 나가는 부분이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어 "외국에 갔다 온 지 얼마 안 돼 통화만 오래 했다. 빨리 계약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이 곧 기성용이고, 기성용이 곧 서울이다. 서울의 얼굴"이라면서 "나와 좋은 축구를 하자고 했다. 서울에 애정이 많은 친구라고 느꼈다. 곧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 시절 육성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서울에서도 유망주들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김기동 감독은 "아직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한 어린 선수들은 데이터에 없다. 그래도 22세 이하로 출전했던 강성진, 이태석 등은 기억에 남는다"면서 "같이 훈련하면서 어린 선수들을 챙길 것이다. 그 선수들을 발전시키는 것도 내 몫이다. 그래야 팀이 서로 경쟁하면서 건강한 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