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양국의 경제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11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제30회 한일 재계회의를 열고 스타트업 육성 협력 등을 논의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앞줄 왼쪽 일곱번째)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앞줄 왼쪽 여덟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경제 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양국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11일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한 한국 측 기업인 15명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등 일본 측 기업인 14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을 계기로 조성된 우호적 한일관계가 지속된 가운데 개최된 이번 행사는 한‧일 상호 수출규제의 완전 종식 이후 첫 한일재계회의다.
이번 회의에선 한일 경제정세와 전망, 지속가능한 사회의 실현을 위한 한일협력 추진 등 2개 세션이 진행됐다. 지속가능한 사회의 실현을 위한 한일협력 추진 세션에서는 산업협력 추진과 사회문제 해결, 국제적 틀에서의 협력 등 3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논의됐다.
양국 협력의 큰 시너지가 기대되는 스타트업 육성과 관광, 핵심광물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과제를 논의했다. 기술혁신의 중추인 스타트업 분야에서 한일이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일 스타트업 육성 및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양국 경제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경협과 경단련은 올해 상반기 중 일본 도쿄에서 '한일 스타트업 협력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포럼을 통해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의 사업설명과 일본 대기업과의 사업협력을 위한 비즈니스 상담회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하반기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31회 한일재계회의와 연계해 한일 양국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사업협력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탄소중립 과제와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 양국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도 진행됐다. 탄소중립 과제 해결을 위한 한일 기업 간 신재생에너지 분야 연구개발 추진,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인력 부족 해소를 위한 외국 인력 유치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한일 간 양자 협력을 넘어 다자협력체 틀 안에서 자유주의 기반 국제경제 질서 구축에 협력하는 안도 테이블에 올랐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대한 신속 대응을 위해, 한일 양국의 주요 경제‧안보 파트너인 미국을 포함한 한미일 3국 경제협력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 측은 한미일 정상회의와 연계해 3국 경제계가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개최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일 경제계는 한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추진을 위해 노력하겠고 합의, 이를 한일재계회의 공동성명서에 명시했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는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협력 등 에너지협력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산업계 인재육성, 한국의 CPTPP 가입 추진,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상 논의 등이 담겼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양국이 자유롭고 열린 국제경제질서 재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선 류 회장 포함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도쿠라 게이단렌 회장을 비롯해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과 야스나가 다쓰오 미쓰이물산 회장,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