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창진 (치과 전문의)
◇ 채선아> 월요병부터 각종 현대인의 질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환자분 있다면 진료실로 들어오실게요. 나만의 월요 주치의를 만나보는 시간, 여기는 <월요병원>입니다. 오늘은 치과 진료를 해보겠습니다. 치과 전문의 박창진 선생님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박창진> 네. 안녕하세요. 치과의사 박창진입니다.
◇ 채선아> 전에 출연하셨을 때 이런 질문을 주신 분이 계셨어요. "선생님 탕후루 드셔보셨나요? 탕후루 열풍으로 실제 돈을 더 버셨는지 궁금합니다."
◆ 박창진> 그렇게 해서 돈을 많이 벌면 좋겠어요. (웃음) 부자가 되면 좋겠는데 충치가 그렇게 순식간에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탕후루를 꾸준히, 자주, 오랫동안 드시면 제가 돈을 벌 수 있어요. 탕후루 사장님도 돈 벌고 치과의사도 돈 벌고요.
◇ 채선아> 비슷한 발언을 하신 분이 계세요. 한 치과의사의 발언인데요. "(탕후루는) 충치 유발 지수가 굉장히 높을 걸로 생각이 됩니다. 유행이 계속된다면 제가 조만간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만큼 충치 환자들이 늘 거라고 예상하신 것 같아요.
◆ 박창진> 충치라는 게 결국은 산에 의해서 치아 표면이 부스러져 나오는 거죠. 그런데 그 산은 주로 당분에서부터 온대요. 세균이 당분을 주워 먹고 산을 만들어서 이가 부서진다. 그런데 탕후루는 일단 껍데기가 설탕이죠.
◇ 채선아> 당 덩어리죠.
◆ 박창진> 그 안에 딸기, 샤인 머스캣 이런 게 들었단 말이죠. 그런데 그 과일도 당이 많고 또 새콤해요. 산도 있어요. 그러니까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갖춘 충치 유발 물질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 채선아> 확실히 탕후루는 치아에 안 좋네요.
◆ 박창진> 네. 안 좋습니다. 그런데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는 당과 관련된 전신질환. 예를 들면 당뇨병이라든가 이런 데에 훨씬 더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 채선아> 치아에만 한정해서 본다면 칫솔질을 열심히 하면 계속 먹어도 되지 않을까요?
◆ 박창진> 그렇게 얘기하면 "얼마나 열심히 하실 건데요?"라고 물어볼 수밖에 없는데요. 제가 어느 방송에서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걸 왜 먹냐? 맛이 있어서. 바삭바삭하니 달짝지근하니 좋거든요. 그런 걸 보통 우리가 쾌락이라고 얘기해요. 그래서 쾌락을 너무 즐기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러니까 적당히만 즐기고 살자는 얘기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탕후루를 사 드시는 건 반대할 일 없어요. 하지만 너무 맛있어서 매번 디저트로 먹는다는 건 조금 과하지 않을까 싶은 거죠.
◇ 채선아> 탕후루는 자주 먹으면 안 좋다, 당과 산이 합쳐져 있는 충치 유발에 적합한 음식이라는 말씀이셨고요. 탕후루 말고도 다른 음식 중에도 안 좋은 게 있나요?
◆ 박창진> 원래 사람이 맛있어하는 음식이 새콤하고 달콤한 거랍니다.
◇ 채선아> 단짠 말고 새콤달콤이요?
◆ 박창진> 네. 새콤달콤을 제일 좋아한대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편의점 문 열고 들어가서 사는 젤리예요. 아예 새콤하고 달콤한 걸 이름으로 내세운 제품도 있잖아요. 이 두 가지가 조합된 게 제일 안 좋습니다.
◇ 채선아> 치아 건강에 정말 안 좋은 음식들을 나눠봤는데요. 이번에는 충치 예방 하면 떠오르는 여러 질문들을 다뤄보려고 해요. 첫 번째, "외국 사람들은 양치 끝나고 가글을 안 하고 치약을 먹더라고요. 이것도 맞는 양치법인가요?"라고 하셨거든요. 먹는 것까진 아니어도 양치하고 치약을 뱉은 다음에 그냥 나가버리거든요.
◆ 박창진> 사실 치약은 약이라고 써있지만 약은 아닙니다. 보통 칫솔질을 할 때 치약이 세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훨씬 더 중요한 건 치약 안에 있는 불소라는 성분이 충치를 예방하거나 충치를 아주 미세하게 되돌리는 역할을 해요. 그런데 그 불소가 입안에 오랫동안 있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 채선아> 그럼 물로 헹구면 안 되는 거예요?
◆ 박창진> 그렇죠. 아이크림을 흡수될 때까지 바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오래 칫솔질 하셔야 돼요. 그다음에 뱉어내면 치약이 다 없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남아 있는 불소기가 입안에 남아 있으면서 충치 예방이 돼요. 그러니까 뱉어내고 안 헹구는 게 좋습니다. CNN 기사에도 치약을 뱉고 헹구지 마라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 박창진> 네. 거의 저게 표준이에요.
◇ 채선아> 그런데 우리나라는 세 번 이상은 꼭 헹구라고 하지 않나요?
◆ 박창진> 이게 예전에 나왔던 이슈 때문에 생겼던 일인데요. 실제로 치약 안에 여러 가지 성분들이 들어 있는데 그 성분 중에 좀 안 좋은 성분들이 섞여 있는 게 있었어요. 그중에 대표적인 건, 거품을 내는 성분이 별로 안 좋은 성분입니다. 그 거품 내는 성분이 입안에 오래 있으면 안 좋으니까 뱉어내라, 혹은 그 안에 들어있는 보존제 같은 게 안 좋으니까 뱉어내라, 이런 얘기들 때문에 많게는 10번 이상 충분히 헹구라는 얘기까지도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치약 중에는 물론 안 좋은 성분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있지만 성분을 잘 확인해 보시고 이 정도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으면 뱉어내고 안 헹구시는 게 제일 좋습니다.
◇ 채선아> 어떤 성분이 문제가 되나요?
◆ 박창진> 몇 가지가 있는데요. 보존제라고 하는 성분은 예전에 한번 난리난 적이 있어요. 파라벤, 트리클로산 이런 것 때문에. 국내 치약에는 그게 없어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문제가 될만 한 건 '소디움 라오릴 설페이트(sodium lauryl sulfate)'라고 하는 긴 이름을 갖고 있는데 거품 내는 성분이에요. 집에 있는 치약 중에 이 성분이 있으면 헹궈내시는 게 좋다고 얘기합니다. 보통 칫솔질 다 끝내고 귤이나 오렌지 주스 같은 거 먹었을 때 이상하잖아요. 그런데 좋은 치약은 칫솔질을 깨끗하게 해놓으면 음식이 더 맛있어야 돼요. 칫솔질 후에 이런 음식들의 맛이 이상한 건 대부분 조금 전에 말씀드린 그 성분이 들어있는 치약이에요.
◇ 채선아> 저희 집 치약 바꿔야겠네요.
◆ 박창진> 그래서 오늘 저녁에 칫솔질 하시고 귤이나 오렌지 주스를 먹어봤을 때 맛이 이상하다 싶으면 이건 많이 헹궈내야 될 치약이니까 아예 치약 자체를 바꾸시면 좋죠.
◇ 채선아> 그렇게 알아볼 수 있군요. 정리를 해보면 치약에 거품을 많이 내는 성분이 없으면 안 헹궈도 되는데 거품을 많이 내는 성분이 들어가 있으면 많이 헹궈내시는 게 좋다는 거고요. "빨대 사용하는 거 치아에 괜찮나요?"라는 질문이 있네요.
◆ 박창진> 이거 물어보시는 분들이 치과에도 꽤 많아요. "커피 때문에 착색되는데 그러면 빨대로 마시면 좋지 않나요?" 그럼 제가 환자분한테 "그럼 커피를 뭐 하러 먹어요?"라고 답해드립니다. 아무 맛도 못 느끼고 목구멍으로 넘길 거면 혈관에 커피 꽂는 거하고 똑같은 거잖아요. 커피라는 건 냄새를 맡고 혀에 닿는 게 있어야 커피를 먹는 즐거움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빨대로 먹으면 치과 의사 입장에서는 착색도 안 생기고 충치 위험성도 적다고 하지만 커피를 먹는 목적성이 없어져요. 그래서 맛있게 드시고 닦으면 되죠. 이 닦기가 힘들다면 맹물로 한번 헹구시면 됩니다.
◇ 채선아> 빨대로 먹는 건 나쁜 게 전혀 없는 거네요. 그냥 커피 맛을 좀 못 느끼는 정도.
◆ 박창진> 커피에 대한 모욕이죠. (웃음)
◇ 채선아> 다음 질문으로 또 넘어가 볼게요. "치간 칫솔 vs 구강 세정기 어떤 걸 추천하시나요?"
◆ 박창진> 구강 세정기가 물 나오는 거지 않습니까? 홈쇼핑 방송할 때 보면 고춧가루부터 시작해서 막 쏟아지는 걸 보여주거든요. 그런 걸 보여줘야 또 팔리니까요. 일단 효과가 있으니까 팔겠죠. 그럼 효과가 아주 많냐? 그건 아니에요. 차가 더러워서 셀프 세차장이라는 데 가지 않습니까? 흙먼지도 있고 낙엽도 붙어 있고 난리가 났어요. 요즘 눈 와서 지저분하게 있죠. 그 차를 딱 갖다 놓고 고압 세차건으로 물을 쫙 뿌려요. 그러면 흙먼지 눈덩어리 낙엽이 다 떨어지죠.
◇ 채선아> 눈앞에 보이는 건 다 떨어지죠.
◆ 박창진> 거기서 세차가 끝났으니까 집에 그냥 가야겠다 하시는 분은 별로 없죠. 다 닦인 것 같아도 가서 차 표면을 싹 긁어보면 흙먼지가 주르륵 흐릅니다. 무슨 얘기냐면 반드시 솔질을 해야 돼요. 그러니까 지금 쓰이는 구강 세정기는 고압 세차건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사실상 이쑤시개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구강 세정기 쓰실 시간에 칫솔과 치간 칫솔을 쓰시는 게 정답입니다.
◇ 채선아> 치아와 치아 사이를 닦고 싶으면 구강 세정기보다는 치간 칫솔을 무조건 사용하시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칫솔질, 치실, 어금니 칫솔, 이걸 다 사용하면 어떤 순서로 써야 될까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요"라는 질문입니다.
◆ 박창진> 저걸 다 쓰시겠다고 하면 제가 일어나서 박수라도 한번 쳐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우선은 순서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쓰시면 됩니다. 그런데 저 중에서 일반적인 칫솔과 치간 칫솔. 이 두 가지가 메인이에요. 오히려 이 질문엔 치간 칫솔이 빠졌죠. 칫솔과 치간 칫솔, 이 두 가지를 쓰면 그 외에 특별한 도구는 추가적으로 안 쓰셔도 돼요.
◇ 채선아> 치실이나 어금니 칫솔 이런 것도요?
◆ 박창진> 치실은 잘 사용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는 치간 칫솔에 비해서 효과가 많이 떨어지고요. 어금니 칫솔은 칫솔의 축소판으로 칫솔보다 훨씬 더 꼼꼼하게 닦을 수 있으니까 둘 중에 하나만 쓰셔도 돼요. 그리고 치간 칫솔은 사이즈를 잘 맞춰서 쓰시면 하루에 한 번만 쓰시면 돼요. 치간 칫솔은 하루에 한 번만 넣었다 빼면 2분밖에 안 걸려요.
◇ 채선아> 그러면 저녁에 잠들기 전에 하는 게 좋은가요? 아니면 밥 먹고 나서 바로 하는 게 좋을까요?
◆ 박창진> 아무 때나 하루에 한 번만 하시면 돼요. 그래도 제일 좋은 건 주무시기 전에 하는 게 제일 효과는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채선아>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것도 굉장히 궁금했던 질문인데요. "전동 칫솔 vs 그냥 칫솔, 어떤 걸 추천하시나요?" 요즘 전동 칫솔이 워낙 많이 나와요.
◆ 박창진> 이게 참 애매하긴 한데요. 오토매틱 차량과 스틱 차량 어느 쪽을 추천하시겠습니까? 라고 물어보면 운전하기는 오토매틱 차량이 편해요. 칫솔도 똑같습니다. 좋은 전동 칫솔 제품을 잘 쓰면 칫솔로 닦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 채선아> 더 빠르게 구석구석 닦일 것 같아요.
◆ 박창진> 대신 방법을 제대로 배우셔야 해요. 전동 칫솔은 우리가 움직이는 것 대신 전기가 움직여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입안에 넣고 절대로 움직이시면 안 돼요. 손대고만 있어야 돼요. 이 치아를 닦을 때는 거기에 대고 있다가 다음 치아를 닦을 때 또 다음 치아에 대고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전동 칫솔을 가지고 또 문질러요.
◇ 채선아> 칫솔처럼 똑같이 닦으면 다치거나 잇몸이 상할 수 있겠네요.
◆ 박창진> 손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솔들이 훨씬 더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전동 칫솔이 일반 칫솔에 비해서 칫솔모가 뻣뻣한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손으로 만져보시고 너무 뻣뻣하다 싶으면 선택을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전동 칫솔을 사용하실 때 가장 중요한 점 중에 하나는 대고 힘 줘서 문지르지 마시고 전동 칫솔이 움직이게 놔두라는 거죠. 손으로 꼼꼼하게 닦으셔서 올바르게 닦는 방법이 뭔지 충분히 알고 난 다음에 전동으로 바꾸시는 게 제일 좋아요.
◇ 채선아> 전동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거든요. 요즘에 음파 진동 칫솔 이런 것도 나와요.
◆ 박창진> 보통 시장에서 제일 많은 게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칫솔 머리가 동그랗게 생긴 게 있어요. 동그란 게 도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도는 게 아니고요. 옆으로만 왔다갔다 움직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칫솔 털이 되게 뻣뻣해요. 그런데 아이들 용이 많이 나와요.
◇ 채선아> 애들 잇몸이 좀 더 약하지 않나요? 괜찮을까요?
◆ 박창진> 그래서 애들한텐 전동 칫솔을 사주지 말라고 그래요. 자기 손으로 충분히 닦게 되면 그때 전동으로 넘어가도 늦지는 않거든요.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그다음 진짜로 칫솔처럼 진동하는 있습니다. 보통 음파 방식이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두 가지 방식 중에 어느 게 더 좋은가? 기계적으로 봤을 때는 음파 방식이 조금 더 낫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칫솔모처럼 떠는 걸 고르시고 칫솔모가 부드럽고 일반 칫솔하고 똑같이 칫솔의 머리통이 좀 작고 칫솔모가 빽빽하게 차 있는 칫솔을 고르시면 됩니다.
◇ 채선아> 전동칫솔도 칫솔모를 봐야 되는 거군요.
◆ 박창진> 네. 칫솔모가 제일 중요합니다.
◇ 채선아> 마지막 질문으로 넘어가 보면 "저는 칫솔이 살짝 벌어지면 교체를 하는데 괜찮은 건가요? 미지근한 물로 세척하는 건 맞는지요?"라는 질문이었어요.
◆ 박창진> 칫솔의 교체 주기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위생을 위해서 매달 칫솔을 바꾸시거나 3개월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칫솔을 교체하시는 게 좋다고 하는 건 칫솔 업체의 얘기입니다. 칫솔은 언제 바꿔야 하냐면, 칫솔모 끝부분이 조금만 벌어져도 바꾸는 거예요. 끝부분에 칫솔 꽃이 필 때까지 쓰시는 게 아니에요. 칫솔 끝부분이 벌어지면 세정력이 떨어져요. 그런데 어떤 칫솔이든 3개월 이내에 칫솔모의 끝부분이 벌어지는 건 칫솔질을 잘못하고 있는, 과하게 힘을 줘서 문지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칫솔질하기 전에 칫솔 머리를 손으로 훑어서 한번 펴보세요. 그럼 정확한 모양이 보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벌어졌으면 바꾸셔야 하는데요.
◇ 채선아> 네. 오늘 여기까지, 칫솔질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 풀어봤습니다. 박창진 치과 전문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창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