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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부족, 흥국 만의 문제 아니다…아본단자 감독 "韓 배구 전체가 바뀌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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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력 부족, 흥국 만의 문제 아니다…아본단자 감독 "韓 배구 전체가 바뀌어야 해"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한국 배구를 향해 작심 발언을 했다.

    한국도로공사와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홈 경기가 열린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현재 팀이 드러내고 있는 문제점을 짚었다.

    올 시즌 여자부에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양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흥국생명은 1위 현대건설(승점 52)에 5점 차로 뒤진 승점 47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두 팀의 승패는 17승 5패로 같았다. 올 시즌 흥국생명이 승점 관리에 애를 먹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흥국생명은 오는 17일 GS칼텍스와 4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한다. 휴식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아본단자 감독은 "배구적으로만 말하자면 공격에서 해결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집중력이 부족한 것이다. 랠리 중 기복이 심한데, 이런 부분이 잘 잡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집중력 부족 탓에 승점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아쉬움을 드러낸 것.

    이에 아본단자 감독에게 집중력 부족의 원인을 묻자 "V리그는 해외 리그와 달리 승강제가 없기 때문에 패배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한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지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지만, 선수들이 이런 부분을 배워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당연히 모든 사람이 이기고 싶은데, 이기기 위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개인적인 소견"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이는 프로 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4라운드가 막바지에 다다랐음에도 흥국생명은 여전히 집중력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나아가 한국 배구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선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기간을 줄여야 하고, 매년 재계약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V리그에서 대졸 선수는 5시즌, 고졸 선수는 6시즌을 충족하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이후 3시즌을 충족하면 FA 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매 시즌 재계약을 통해 선수에게 경쟁심을 심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올 시즌 V리그는 출범 후 처음으로 아시아 쿼터 제도를 도입했다.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 1명, 아시아 쿼터 선수 1명 총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V리는 일본 등 세계적인 리그들에 비해 여전히 외국인 선수가 부족하다"면서 "이 시장이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 간의 경쟁 강도를 올려서 멘탈, 피지컬, 기술 모든 파트에서 성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사실 스포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봐도 경쟁이 있어야 스스로 성장하기 마련"이라면서 "경쟁을 통해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또한 개인적인 소견"이라고 덧붙였다.

    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
    최근 내리막을 걷고 있는 한국 배구가 귀 기울여 들어볼 만한 지적이다. 특히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썼던 여자 배구는 김연경(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의 은퇴 이후 추락했다.

    2년 연속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전패의 수모를 겪었고, 파리 올림픽 세계 예선에서는 7전 전패로 퇴장했다. 아시아배구연맹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역대 최악의 성적인 6위에 머물렀다. 메달 획득을 노렸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5위에 그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선수들의 몸값은 날이 갈수록 하늘을 찌르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여자 배구 선수 12명의 연봉은 총 22억 4210만 원이다. 1인당 약 1억 8700만 원 수준이다. 억대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노메달에 그쳤던 것.

    흥국생명 뿐만 아니라 한국 배구 전체의 문제다. 아본단자 감독의 말처럼 변화를 꾀해야 국제 경쟁력은 물론 리그 수준을 높일 수 있다.

    한편 흥국생명은 이날 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 대 1(25-27 25-23 25-13 25-21)로 제압하고 승점 3을 수확했다. 18승 5패 승점 50을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1위 현대건설(승점 52)을 2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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