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당무에 전격 복귀했다. 이 대표가 자리를 비운 보름 동안 민주당은 당내 인사들의 잇따른 탈당과 후보자 검증 과정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곤혹을 치렀다. 복귀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총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잡음 없는 공천'이 전제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8일 2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으로 후보자 심사 관련 논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지난 16일 컷오프 비율 및 경선 가산·감산점 기준 등을 발표하면서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공천 혁신 경쟁에서 한발 뒤쳐진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을 느끼는 분위기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여당에서 일단 대대적인 물갈이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도 '올드보이' 출마 문제 등을 속히 해결해야겠다. 긴장이 좀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병상에 누워있는 사이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청년 당원 1천명 등이 민주당을 떠났다. 비주류의 탈당으로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공고해진 모양새지만, 추후 '친이재명 일색'으로 공천이 이뤄질 경우 후속 탈당과 분열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전날(17일) 당무에 복귀해 이 전 대표 등의 탈당에 유감을 표하는 동시에 '공정 공천'을 강조했다. 그는 복귀 후 처음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현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심판 선거"라면서 "민주당은 책임을 묻기 위해 최선을 다해 통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출근길에서 '자객공천 논란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엔 "아직 공천한 것 없다. 경선하는 것 가지고 그러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 복귀 직전, 민주당에선 사적 공천, 사당화 등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성비위 의혹이 불거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강위원 당대표 특보 등 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논란 끝에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성추행 의혹을 받는 정봉주 전 의원이 당 공직자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는 등 공천잡음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울러 민주당 내에서 병립형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견이 갈리는 선거제 문제 역시 결국 공천과 직결되는 문제라 이 대표의 빠른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 민주당 인재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제가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따라 인재 영입과 후보자 전략 공천 등 셈법이 달라진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민주당 지도부는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며 선거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6일 컷오프 대상과 경선 규정 등을 발표하며 먼저 쇄신 이미지를 선점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를 공천에서 배제하고 하위 10~30%는 경선 득표율에서 20%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동일 지역 3선 이상 의원의 경우 15%의 추가 감점을 받는다. 민주당은 총선기획단 차원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엔 경선 득표율의 20%를, 하위 10%엔 30%를 감산하기로 선언한 상태다.
민주당 공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성비위와 같은 개별 사안들에 대해선 해당자들이 총선 지역구 후보자를 신청했을 때 심사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직 한 명씩 개별적으로 심사될지, 아니면 일괄적으로 방침을 정해 따를지 논의된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공관위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우리는 이미 시스템 공천을 해왔기 때문에 더 많이 정비된 것들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