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4일 오전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금융당국 수장들이 24일 여의도에서 증권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중심 영업행태를 질타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실패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연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PF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간담회 후 이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PF는 일부 금융사나 건설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감내하고, 기존에 말한 것보다 훨씬 엄청나게 강도 높게 정리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새살이 돋으려면 굳은살을 벗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5~10% 정도인 PF 시행사의 총사업자금 대비 자기자본비율 상향조정과 관련해서는 "100%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책임이 될 수 있는 상태에서 부동산 개발 시행을 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 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등과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DB투자증권,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10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들에 PF 등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최근 검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다"면서 "이는 금융투자업계에 만연한 성과 만능주의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 획득한 수익 이상 금전 제재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지원 강화 등 세제개편과 함께, 소액주주 권익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자사주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해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혁신기업과 국민자산형성 지원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는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로 성장해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여전히 위탁매매·부동산 중심의 영업행태를 보이며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 기능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증권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도 증권사의 기업금융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